불확실한 시장에서 상징성이 강한 이미지가 갖는 가격 방어력.
위기에는 도상이 남는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비둘기’가 가격을 지켜온 이유
3부: 실패하지 않는 컬렉팅의 원칙 (리스크 관리편)
[KtN 박준식기자]미술 시장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취향이다. 과열기에는 강한 이미지가 선택되고, 조정기에는 자극이 사라진다. 최근 몇 년의 흐름을 돌아보면 이 변화는 반복됐다. 가격이 흔들릴수록 시장은 복잡한 서사를 피하고, 설명이 필요 없는 이미지를 찾았다. 이때 다시 힘을 얻는 것이 도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비둘기가 있다.
2019년까지 시장은 실험에 관대했다. 낯선 형식, 공격적인 메시지, 과도한 해석이 가격으로 이어졌다. 이미지의 강도가 곧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시장은 직관적인 이미지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는 순간 이해되는 도상, 문화권을 넘어 같은 의미로 읽히는 이미지가 선택됐다.
2021년과 2022년의 과열 국면에서도 이 경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기록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고가 거래에서는 설명이 덜 필요한 이미지가 선호됐다. 가격이 높아질수록 도상은 단순해졌다. 이는 취향의 후퇴가 아니라 위험 회피였다. 많은 돈이 오갈수록 해석의 여지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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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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