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규제와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환에 대응하는 통합 기술 생태계의 구축
[KtN 박준식기자]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산업 구조의 대전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디지털제품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이하 DPP)’이 신산업 지형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2027년부터 EU 시장에서 전면 의무화가 예고된 이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국내 기술 기업들이 데이터, 보안, 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라온시큐어와 쓰리에이로직스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DPP 통합 솔루션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돌입했다.
EU 규제 변화가 촉발한 기술 산업의 ESG 재편
유럽연합은 2027년부터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디지털제품여권을 의무화한다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도입하며, 제품의 원재료 정보, 재활용 가능성, 탄소배출량 등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고지 의무를 넘어, 제품의 전 생애주기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관리·유통하는 체계적 인프라 구축을 전제한다.
이 같은 변화는 제조·유통 기업뿐 아니라, IT 기반 보안·인증·통신 기술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라온시큐어와 쓰리에이로직스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각각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ID 기술과 NFC 팹리스 역량을 보유한 두 기업이 디지털 인증 + 하드웨어 식별 기술을 융합해 DPP 생태계 전면에 진입하려는 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DPP를 위한 기술적 결합… 디지털 ID와 NFC 태그의 통합 솔루션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DPP 기술 공동연구 및 개발 ▲NFC/RFID 태그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ID 시스템의 통합 ▲국내외 프로젝트 공동 대응 등의 협력을 추진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디지털 신분증 형태로 진화한 제품 정보 시스템을 소비자 중심의 실사용 구조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는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나 NFC 칩을 통해 제품의 제조 이력, 탄소발자국, 수리 용이성, 재생 원료 비율 등까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은 투명성과 신뢰 기반의 ‘디지털 정품 인증’ 시스템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는 곧 소비자 선택 기준의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기술 기업의 ESG 전략 전환… ‘데이터 기반 지속가능성’의 실현
라온시큐어는 기존 모바일 신분증, 의료·공공증명서 사업을 기반으로 쌓아온 디지털 ID 기술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DPP 영역에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디지털 인증 플랫폼 기업으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쓰리에이로직스는 이미 완성차 기업과 글로벌 제조사에 NFC 칩을 납품 중인 국내 대표 팹리스 기업으로, 하드웨어 인증과 물리적 제품 트래킹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각각의 기술 기반을 통합해 DPP의 정보 보안성과 실시간 인증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표준에도 적응 가능한 모듈형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디지털 신뢰의 시대, ‘투명한 제품’이 브랜드를 결정한다
디지털제품여권은 단순한 인증 수단이 아니다. 이는 브랜드가 자사의 제품과 생산·유통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소비자가 그 신뢰를 어떻게 경험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라온시큐어와 쓰리에이로직스의 협력은 이러한 DPP 시장의 태동기에서 국내 기술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디지털 ESG’ 전략을 구조화하고, 글로벌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장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술 중심 기업들이 단순 공급자에서 벗어나, 규제 대응형 솔루션 제공자이자 ESG 생태계의 인프라 구축자로서 재정의되고 있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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