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사라지고 극단만 남은 대선 경선
[KtN 최기형기자]윤석열 파면 이후 보수 정치권은 새로운 대표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내란 정국의 그림자 속에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은 1차 컷오프를 거쳐 4명으로 압축됐지만, 주요 후보들은 내란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체재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란수괴 1호 당원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고, “모든 후보가 내란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을 촉발한 정당으로서 후보 자격조차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극단적 언사와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한 경선 흐름은 정치적 권위의 공백을 노출하고 있다.
전광훈,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안철수 등 주요 인사의 등장은 보수 진영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그러나 이 구성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양성보다 혼탁함에 가깝다. 정치적 노선보다는 윤석열 지지 여부와 반이재명 정서에 따른 진영 내 편 가르기만 반복되는 상황이다.
내란 이후에도 ‘윤심’은 존재하는가
정치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윤석열의 영향력은 여전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유효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윤심 마케팅’을 이어가는 일부 후보들은 파면된 전직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포섭하며, 윤석열의 부재를 새로운 정치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적 단절보다는 연속성의 프레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읽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비상계엄 어게인”, “내란 어게인”이라 비판하며, 윤석열에 의해 임명되고 내란을 방조한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 시도가 정치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후보’라는 수사는 오히려 내란의 후속 편을 정당화하려는 시도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한덕수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려는 조직의 움직임에 대해 “공직을 사유화하며 최대한의 권력을 누린 뒤, 출마 명분을 쌓기 위한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공직 사퇴 시점과 경선 일정 사이의 정교한 계산은 이미 국민 눈높이와 괴리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극우 정치의 대중 동원, 선동 구조는 해체되지 않았다
2025년 조기 대선 정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 중 하나는 극우 정치의 지속적인 대중 동원이다. 전광훈 중심의 종교 기반 정치 조직,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여론 선도, 후보자 추대위원회의 형식적 출범 등이 모두 동일한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내란 이후에도 이 선동 구조는 해체되지 않았고,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조직되고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국민추대위원회의 출범에 대해 ‘행사를 말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했으며, 이 모호한 태도는 사실상 묵인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적 책임 회피와 대중 선동의 교차점에서 보수 정치의 리더십은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대선 토론회가 내란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경고를 통해, 윤석열 체제의 반복이 아닌 근본적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은 이에 대한 답을 회피하고 있으며, 국민과의 신뢰 회복보다는 내부 권력 다툼에 몰두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해체되지 않은 권력 구조, 반복되는 실패의 구조
한덕수 체제의 통상 협상 개입, 윤석열 중심 네트워크의 잔존, 대선 출마 간보기와 공직 유지의 병행 등은 권력 구조의 근본적 해체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실패가 제도적 개혁 없이 반복되는 이유는, 권한대행 체제와 보수 정치의 결합이 헌정질서보다 권력 재편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적 동원, 이미지 중심의 경선, 정치 책임 회피는 지금까지의 반복된 실패를 다시 불러오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정치 재편은 내란에 대한 책임과 결별 없는 보수 정치의 자기 부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지도자의 얼굴이 아닌, 정당 시스템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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