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드는 왜 병원 밖으로 나가기로 했는가
[BioBeauty Series 1-⑤] 의료기기에서 뷰티산업으로 – 기술의 이동, 산업의 재편

2025년 기준, 글로벌 웰니스 시장은 개인화 루틴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특히 정서 회복, 수면 보조, 스트레스 조절을 중심으로 한 B2C 플랫폼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25년 기준, 글로벌 웰니스 시장은 개인화 루틴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특히 정서 회복, 수면 보조, 스트레스 조절을 중심으로 한 B2C 플랫폼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박준식기자] 2025년 리메드는 병원 중심의 의료기기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서, 소비자 직접판매(B2C) 시장으로 본격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의 경두개 자기자극기(TMS), 고강도 집속초음파(HIFU) 장비, 자기장 기반 근육 자극기기(CSMS) 등은 의료기관 중심의 유통·시술 구조에 기반해 개발되었지만, 리메드는 이를 가정용 시장, 홈뷰티 시장, 프리미엄 자기관리 시장으로 확장하며 ‘병원 밖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경계를 개척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단기적 실적 확대를 넘어선 구조적 전환의 일환이다. 리메드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5배 증가라는 결과를 기록했고, 그 성장의 배경에는 의료기기 기술의 소비시장 이식이라는 흐름이 자리한다. 그러나 이 이식은 단순한 채널의 변화가 아니라, 의료기기의 정의와 사용방식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고난도 전략이다.

첫 번째 도전은 ‘신뢰의 구조’를 전환하는 데 있다. 의료기기는 기본적으로 의사의 처방, 병원의 관리 아래 사용되는 장비다. 이는 사용자의 오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효능에 대한 객관적 피드백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다. 반면 B2C 시장은 이 같은 통제 장치가 없다. 소비자는 자율적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판단한다. 이는 곧, 기기 자체가 ‘의사 없이 작동 가능한 기술적 완결성’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리메드는 이 점을 고려해 웨어러블 TMS 제품인 ‘BrainStim 100’을 설계했다. 이 기기는 자극 강도와 주파수, 사용 시간 등을 사전에 설정한 모드로 고정해, 사용자 오류를 최소화했다. /사진=리메드,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리메드는 이 점을 고려해 웨어러블 TMS 제품인 ‘BrainStim 100’을 설계했다. 이 기기는 자극 강도와 주파수, 사용 시간 등을 사전에 설정한 모드로 고정해, 사용자 오류를 최소화했다. /사진=리메드,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리메드는 이 점을 고려해 웨어러블 TMS 제품인 ‘BrainStim 100’을 설계했다. 이 기기는 자극 강도와 주파수, 사용 시간 등을 사전에 설정한 모드로 고정해, 사용자 오류를 최소화했다. 또한, 사용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탑재해 사용 이력에 기반한 맞춤형 피드백을 가능케 했다. 이처럼 제품 단에서 사용자 안전과 사용 경험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사전에 설계하는 것이 리메드의 ‘B2C 의료기기화’ 전략의 핵심이다.

두 번째 도전은 법제도적 리스크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료기기의 직접 소비자 판매는 허가 기준, 광고 규제, 사용상 주의사항 등 엄격한 제약을 받는다. 이에 리메드는 각국의 규제 수준에 맞춰 제품 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다. Cleo V1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FDA 인증을 획득한 후, 메디스파(Medi-Spa) 등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리메드는 ‘기술기업’의 역할을 넘어, 제도 설계에 관여하는 책임 있는 시장 참여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법을 준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련 의료기관 및 정책기관과 협업해 새로운 기준을 제안하고, 소비자 안전 중심의 제품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는 B2C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가장 본질적인 전략이다.

세 번째 도전은 ‘기술의 감각화’다. 병원에서는 기기의 정밀성과 효과가 임상 데이터로 증명된다. 하지만 소비자 시장에서는 효과보다 먼저 작동하는 것이 ‘사용의 감각’이다. 기기의 외형, 사용의 직관성, 피부에 닿는 느낌, 조작의 편의성 등 비의료적 요소들이 구매와 만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리메드는 이 지점을 고려해 Cleo V1의 디자인에 고급 뷰티 디바이스의 조형 언어를 적용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미용기기 경험을 중심으로 직관적으로 설계했다.

 Cleo V1의 디자인에 고급 뷰티 디바이스의 조형 언어를 적용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미용기기 경험을 중심으로 직관적으로 설계했다. 
Cleo V1의 디자인에 고급 뷰티 디바이스의 조형 언어를 적용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미용기기 경험을 중심으로 직관적으로 설계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남아 있다. 첫째, 소비자 과신에 따른 과도 사용 문제. 둘째, 광고와 실제 효과 간의 괴리에 따른 법적 분쟁. 셋째, 개인차로 인한 사용 만족도 저하. 이는 의료기기 기술을 B2C화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리메드는 이를 ‘투명한 소통’과 ‘사용자 맞춤형 가이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리메드의 전략은 의료기기의 시장 전개 방식을 바꾸는 실험이다. 병원이라는 권위적 공간을 벗어나,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드는 기술로 재탄생하는 과정. 그 속에서 기기는 단순히 치료 도구가 아니라, 자기 돌봄(self-care)의 파트너로 변모한다. 이는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의료기기 산업의 역할과 범위를 재정의하는 일이다.

B2C 시장은 기회를 품은 동시에, 균형을 요구하는 경계지대다. 리메드는 그 경계를 넘어서는 대신, 그 경계 위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신뢰, 규제, 감각, 기술이라는 네 가지 기준이 균형 있게 작동하는 구조. 바로 그것이 리메드가 병원 밖으로 나가면서도 의료기기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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