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270억 원, MOU 6건 성과… 달리인문쉐도우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으로 본 한류의 산업적 진화

2025 K-콘텐츠 엑스포 in 튀르키예 현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25 K-콘텐츠 엑스포 in 튀르키예 현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지난 9월 3일부터 5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할리치 콩그레스 센터.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주최한 ‘2025 K-콘텐츠 엑스포 in 튀르키예’ 현장은 글로벌 문화 교류의 허브를 방불케 했다. 사흘 동안 이어진 행사에는 한국의 주요 콘텐츠 기업 30개사가 참여했고, 프랑스·쿠웨이트·모로코 등에서 온 85개 기업과 535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상담액 규모만 한화 약 270억 원에 달했다. 수치가 말해주듯, K-콘텐츠는 더 이상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떠받칠 실질적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흥행에서 산업으로, 팬덤에서 수출로. 이번 이스탄불 현장은 K-콘텐츠의 진화된 얼굴을 드러냈다. 방송사와 제작사뿐 아니라 아트, 체험형 브랜드까지 참여하면서 한류의 외연은 더욱 넓어졌다. 글로벌 K아트 브랜드로 성장 중인 달리인문쉐도우 역시 이번 행사에서 터키 최대 국영방송사 TRT를 비롯해 20여 개 현지 콘텐츠 업체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며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들의 행보는 “한국의 다름이 세계의 다름”이라는 슬로건처럼, 한국 문화가 독자적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자리잡는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수출 산업으로 도약하는 K-콘텐츠

엑스포에서 나온 성과는 문화 교류라는 추상적 가치에 머물지 않았다. 535건 상담, 1,936만 달러(약 270억 원) 상담액이라는 실질적 결과가 나왔고, 국내 기업은 현지 기업과 총 6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K-콘텐츠가 단발적 흥행을 넘어 장기적 수익 구조를 갖춘 수출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한류가 주로 드라마 판권 판매, DVD 수출, 해외 콘서트 투어에 국한되었다면,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공동 제작, 공동 유통,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IP 구축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도체, 자동차, 화학 제품 등 전통 수출 산업의 틀 안에서 이제 콘텐츠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젊은 세대에게 K-콘텐츠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화 상품이다. 따라서 콘텐츠 수출은 단순한 외화 획득을 넘어,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이 된다.

이스탄불 효과와 전략적 허브의 의미

그렇다면 왜 하필 튀르키예, 그중에서도 이스탄불이었을까. 이스탄불은 유럽과 중동을 잇는 전략적 교차점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섞여 온 이 도시는 콘텐츠 산업에서도 융합과 확산의 허브로 기능한다. 이번 행사에 TRT, 아쿤메디아, 카날 D 같은 현지 대표 기업들이 참여한 것도 그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이번 엑스포에서 콘진원은 튀르키예 비즈니스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현지에 상설 거점을 두어 지속적인 교류와 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단기적 성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은 단순히 계약이나 수출 상담을 넘어, 공동 제작과 합작 투자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이른바 이스탄불 효과는 K-콘텐츠가 글로벌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개척하는 계기로 작동한다.

K아트의  공격적인 글로벌브랜드마케팅.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아트의  공격적인 글로벌브랜드마케팅.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아트, 글로벌 IP로 확장하다

이번 엑스포에서 특히 눈에 띈 흐름은 K-팝, K-드라마를 넘어선 K-아트의 글로벌화다. 그 대표적 사례가 달리인문쉐도우다. 이 브랜드는 2024년부터 스웨덴, 말레이시아, 상하이, 베트남, 홍콩,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베이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를 진행하며 공격적인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을 이어왔다. 이번 이스탄불에서는 TRT를 비롯해 20여 개 현지 콘텐츠 업체와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브랜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달리인문쉐도우의 전략은 단순히 전시 작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다름이 세계의 다름”이라는 메시지 아래, 전시를 체험형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시키며 글로벌 IP로 브랜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술 전시가 아니라 관광, 라이프스타일, 교육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다층적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 오는 9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 10월 중국 상하이, 11월 폴란드 바르샤바 전시 계획은 한국 아트 IP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 같은 움직임은 K-콘텐츠가 특정 장르에 의존하지 않고, 음악·드라마·게임·아트 등 다양한 장르로 분화·확장하면서 글로벌 IP 경쟁에서 한국이 독자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달리인문쉐도우의 사례는 한국 아트 산업이 단순한 부속 콘텐츠가 아니라 독립적 수출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협업 모델의 가능성과 도전

물론 새로운 기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 과정에서는 저작권 문제, 문화적 차이, 수익 배분 갈등 등 현실적인 도전이 따른다. 그러나 이번 이스탄불 엑스포에서 체결된 MOU와 신규 네트워크는 그러한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으로 기능한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현지 방송사와 제작사와 직접 협력하는 모델은 독자적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다.

콘텐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한다. 오늘의 흥행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기업에게는 단순 수출을 넘어 공동 제작, 합작 투자,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번 이스탄불 사례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를 객관적으로 드러낸 현장이기도 했다.

K아트의  공격적인 글로벌브랜드마케팅.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아트의  공격적인 글로벌브랜드마케팅.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리포트

‘2025 K-콘텐츠 엑스포 in 튀르키예’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자리였다. 535건의 상담, 270억 원 규모의 상담액, 6건의 MOU라는 수치는 K-콘텐츠가 이제 흥행을 넘어 수출산업으로 진화했음을 웅변한다.

또한 글로벌 K아트 브랜드 달리인문쉐도우가 TRT를 비롯한 현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례는, 한국 콘텐츠가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예술과 체험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류가 단발적 유행이 아니라, 다층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IP 전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다가오는 마드리드, 상하이, 바르샤바 전시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무대는 한국 콘텐츠의 또 다른 도약이 될 것이다. 이스탄불에서 확인한 가능성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 콘텐츠는 앞으로도 “한국의 다름이 세계의 다름이 되는 순간”을 만들어내며, 세계 시장 속에서 새로운 기회와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