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바아트센터 대표 차효준, 동시대 스트리트 아트의 가치
거리에서 제도권으로

뱅크시의 그래피티는 공공장소에 그려지기 때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을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매체로 만든다./사진=SNS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뱅크시의 그래피티는 공공장소에 그려지기 때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을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매체로 만든다./사진=SNS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 기자] 스트리트 아트는 도시 벽면에서 시작됐다. 낙서와 그래피티는 불법으로 간주되었고, 사회적 저항과 불만의 상징이었다. 1970~80년대 뉴욕의 그래피티는 소외된 청년 세대의 언어였으며,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은 그 언어를 화랑과 미술관으로 끌어올리며 제도권과의 첫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스트리트 아트는 주류 무대에서 소외된 장르로 여겨졌다.

뱅크시는 이러한 시선을 뒤집은 대표적 인물이다. 사회 풍자를 담은 이미지와 게릴라적 작업 방식으로 주목받은 뱅크시는 2000년대 이후 국제 미술시장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Girl with Balloon을 낙찰 직후 파쇄한 사건은 저항적 태도를 드러내면서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 대표적 사례다.

현재 스트리트 아트는 더 이상 비주류 장르가 아니다. 2024 Contemporary Report에 따르면 동시대 미술 거래에서 스트리트 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낙찰률은 80%를 넘어섰으며, 5만 달러 이하 거래에서 압도적 비중을 기록했다. 젊은 컬렉터들은 스트리트 아트를 세대적 정체성과 연결된 장르로 받아들이고 있다.

꾸바아트센터 대표 차효준은 피카소 판화와 유화 경험을 토대로 루가노 갤러리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꾸바아트센터 대표 차효준은 피카소 판화와 유화 경험을 토대로 루가노 갤러리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꾸바아트센터 대표 차효준은 이러한 흐름을 직접 체감한 컬렉터다. 차효준 대표는 “부기몰리의 뱅크시 연계 작업을 소장하며 스트리트 아트가 가진 시장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경험했다”고 말했다. 꾸바아트센터가 보유한 BANKSY MEET BOOGIE PART 2는 뱅크시의 저항적 언어와 부기몰리의 실험적 감각이 만나는 작품으로, 스트리트 아트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드러낸다.

뱅크시, 저항을 품은 블루칩

뱅크시의 작업은 언제나 권력과 제도를 비판한다. 그러나 시장은 그 비판적 언어를 적극적으로 소비한다. 2024년 기준 뱅크시 작품의 평균 낙찰가는 100만 달러를 넘어섰고, 대표작 일부는 2천만 달러 이상에 거래됐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투자 자산’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예술과 시장의 역설을 보여준다.

Daniel David Moli / Boogie Moli(부기몰리)ACE2 45,000,000원 Acrylic on canvas 100 x 100cm 2023.  사진=KUVA ARTS CENTE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Daniel David Moli / Boogie Moli(부기몰리)ACE2 45,000,000원 Acrylic on canvas 100 x 100cm 2023.  사진=KUVA ARTS CENTE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부기몰리, 세대와 공명하는 작가

꾸바아트센터가 집중 소장하는 부기몰리는 스트리트 아트를 디지털 세대의 언어와 결합한다. OI BLUE EYES, SUB-0 #1, ACE2 같은 작품은 팝컬처적 이미지와 선명한 색채를 활용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는다. 차효준 대표는 “부기몰리 작업은 세련된 조형 언어와 저항적 정신을 동시에 담고 있다”며 “젊은 컬렉터들이 스트리트 아트를 투자 가능한 예술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세대 교체와 시장 재편

Contemporary Report 2024는 스트리트 아트와 5만 달러 이하 거래의 긴밀한 관계를 지적했다. 동시대 미술 경매에서 5만 달러 이하 작품은 전체 거래의 72%를 차지했으며, 이 구간에서 스트리트 아트의 비중이 높았다. 30~40대 신흥 컬렉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시장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한국 경매시장에서 500만 원 미만 작품의 비중이 75.7%에 달했다. 한국과 동남아, 글로벌 시장 모두에서 중저가 작품의 확대와 세대 교체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트리트 아트는 이 전환점의 중심에 있다.

꾸바아트센터 전시장/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꾸바아트센터 전시장/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꾸바아트센터의 전시 전략

꾸바아트센터는 뱅크시 오리지널과 부기몰리 대형 캔버스를 동시에 선보이며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뱅크시의 상징성과 부기몰리의 세대성이 나란히 배치될 때, 스트리트 아트의 과거·현재·미래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차효준 대표는 “저항의 언어와 시장의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시각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꾸바아트센터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지 않고, 예술과 자본의 만남을 실험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뱅크시와 부기몰리를 병치하는 기획은 스트리트 아트가 대안적 표현을 넘어 시장 구조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장르가 되었음을 증명한다.

Daniel David Moli / Boogie Moli(부기몰리)BANKSY MEET BOOGIE PART 2 120,000,000원 Acrylic on canvas 150 x 200cm 2023 사진=KUVA ARTS CENTE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Daniel David Moli / Boogie Moli(부기몰리)BANKSY MEET BOOGIE PART 2 120,000,000원 Acrylic on canvas 150 x 200cm 2023 사진=KUVA ARTS CENTE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리포트

스트리트 아트는 이제 비주류 장르가 아니다. 뱅크시는 블루칩 작가로 자리매김했고, 부기몰리 같은 신흥 작가는 세대적 공명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매 데이터와 국제 리포트는 스트리트 아트가 동시대 미술시장의 핵심 축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꾸바아트센터가 준비 중인 전시는 저항과 제도, 실험과 안정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무대다. 차효준 대표는 “예술은 언제나 사회와 시장 사이에서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스트리트 아트는 바로 그 긴장을 드러내는 장르”라고 말했다. 뱅크시와 부기몰리의 병치는 저항과 시장이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