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효준, 시장 저점에서 읽는 반등의 가능성
흔들린 시장, 다시 읽는 기회
[KtN 임우경 · 박준식 기자]한국 미술시장은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급격한 하락을 경험했다. 거래액과 낙찰률은 연이어 감소했고, 고가 작품 거래는 사실상 멈춰 섰다. 2024년 하반기에는 침체가 본격화되었고, 2025년 초에도 여파는 이어졌다. 그러나 저점에서 드러난 데이터는 단순한 위기만을 말하지 않는다. 시장 구조의 변화와 세대 교체, 그리고 새로운 매개가 만들어내는 반등의 신호가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꾸바아트센터 대표 차효준은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구조적 변화를 읽는다면, 오히려 다음 상승 국면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들며 컬렉터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차효준 대표는 한국 시장의 약점과 기회를 동시에 바라본다.
거래액과 낙찰률의 급격한 하락
예술경영지원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한국 미술 경매시장의 총 거래액은 약 7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가까이 감소했다. 낙찰률 역시 65%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1억 원 이상 고가 거래는 40% 이상 줄어들었다. 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블루칩 작가의 대작조차 소화되지 않는 상황이 나타났다.
이 수치는 단기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 과열되었던 2021~2022년과 달리, 이제 시장은 자산 축적 초기 단계의 신흥 컬렉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저가 작품 비중의 확대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500만 원 미만 작품이 전체 거래의 75.7%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중저가 구간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소수의 컬렉터가 고가 작품을 끌어올리며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신규 컬렉터가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차효준 대표는 “신흥 컬렉터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작은 거래가 많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체력이 강화된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세대 교체와 컬렉터의 변화
한국 미술시장에서 30~40대 컬렉터의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세대는 NFT,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경매 데이터에 익숙하다. 이들은 미술품을 자산과 취향을 동시에 반영하는 상품으로 바라보며, 투자와 수집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변화는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안정성이 높은 블루칩 작가 외에도, 부기몰리 같은 신진 작가나 박서보·이우환 같은 현대 추상 거장들의 중저가 작품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 비교와 한국의 위치
국제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Contemporary Art Market Report 2024에 따르면 동시대 미술 경매에서 5만 달러 이하 거래가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한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이 동시에 ‘중저가 확대와 세대 교체’라는 구조적 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차효준 대표는 “한국 시장은 아직 글로벌 시장의 완전한 중심에는 서지 못했지만, 아시아 신흥 시장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꾸바아트센터 소장작과 시장의 신호
꾸바아트센터는 한국 시장의 구조 변화를 작품 소장 전략에도 반영하고 있다. 블루칩 작가의 안정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신흥 작가와 중견 작가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피카소 판화와 같은 고전적 블루칩은 여전히 국제 자본의 신뢰를 받는다. 동시에 부기몰리의 대형 캔버스, 한국 추상화 거장 김환기·박서보의 중형 작품은 중저가 컬렉터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차효준 대표는 “시장 구조가 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의 균형”이라고 말했다.
KtN 리포트
한국 미술시장은 단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거래액과 낙찰률은 줄었지만, 중저가 작품과 신흥 컬렉터의 확대는 장기적 반등의 기반이 된다. 30~40대 세대가 시장을 재편하고, 글로벌 시장과의 흐름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국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꾸바아트센터 대표 차효준은 “시장은 위축됐지만, 구조적 변화는 곧 기회”라고 정리했다. 시장 저점에서 반등을 준비하는 전략은 단순히 가격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컬렉터 세대와 중저가 작품의 에너지를 읽어내고, 이를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한국 미술시장은 지금 다시 쓰이고 있다. 과열의 시대가 지나간 자리에서, 세대 교체와 구조적 변화가 새로운 균형을 만들고 있다. 반등의 조건은 이미 저점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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