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평균 4506달러·세계 주얼리 소비 17% 감소…경량화·AS·직접수출·자체 각인으로 달라지는 제조업 경쟁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서울 종로에서 주얼리를 생산하는 제이아이티앤코(JIT&CO)는 소매 브랜드보다 제조업체의 성격이 강하다. 임효민 대표는 유통업체를 거쳐 소매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현재 구조를 설명하면서 자신을 ‘1차 생산자’라고 표현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 2026년 2분기 국제 금값은 온스당 평균 4506.29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7% 높았다. 세계 금 주얼리 소비량은 278.2t으로 17% 감소한 반면 소비금액은 400억달러로 14% 늘었다. 소비자는 높은 가격에 맞춰 구매 중량을 줄였고 미국 시장에서는 가벼운 제품과 낮은 캐럿의 제품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금값 상승이 완제품 가격에 그치지 않고 제품 중량과 소재 선택, 제조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주얼리를 생산하는 제이아이티앤코(JIT&CO)는 소매 브랜드보다 제조업체의 성격이 강하다. 임효민 대표는 유통업체를 거쳐 소매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현재 구조를 설명하면서 자신을 ‘1차 생산자’라고 표현했다. 디자인에서 변형, 생산과 사후관리까지 제조 단계에서 이어가는 방식이다.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THE MOST Valuables 2026’에도 제이아이티앤코가 참가했고, 행사에는 해외 바이어와 국내 참가기업을 연결하는 수출상담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됐다.

세계금협회 역시 높은 금값이 주얼리 구매 가능 금액을 압박하면서 올해 주얼리 물량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세계금협회 역시 높은 금값이 주얼리 구매 가능 금액을 압박하면서 올해 주얼리 물량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높은 금값은 제조업체의 자금 운용부터 압박한다. 금 제품을 판매한 뒤 다시 같은 양의 원재료를 확보해야 하지만 공임과 제조 마진이 금값과 같은 비율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임 대표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하루 벌어 확보하던 금을 이틀 동안 벌어 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판매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귀금속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세계금협회 역시 높은 금값이 주얼리 구매 가능 금액을 압박하면서 올해 주얼리 물량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 사용량을 낮추는 과정에서는 제조기술의 비중이 커진다. 얇고 가벼워진 팔찌와 체인이 반복 착용에서 꺾이거나 끊어지지 않게 하려면 연결 부품과 잠금장치, 탄성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임 대표는 의류와 가방, 기계 부품의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주얼리 장식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얼리 산업에 대해 원석 생산보다 가공 단계에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도 내놨다. 한국은 주요 원석을 해외에서 들여오지만 가공을 어느 단계까지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완제품의 형태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사가 각인을 유지하면 생산 주체와 제품의 기술적 출처가 남는다.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에는 가격 결정과 포장, AS까지 제조사의 이름으로 연결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제조사가 각인을 유지하면 생산 주체와 제품의 기술적 출처가 남는다.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에는 가격 결정과 포장, AS까지 제조사의 이름으로 연결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제조기술이 쌓이면서 제품에 누구의 기술이 들어갔는지도 사업의 한 부분으로 들어왔다. 제이아이티앤코는 거래처에 공급하는 제품에도 JIT 각인을 유지하는 방향을 택했다. 다른 브랜드나 유통업체에서 제조사 각인을 없애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그럴 바엔 제가 직접 브랜드화시킬 거예요. 소비자랑 직접 만나는 게 맞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종로 제조업체의 제품이 다른 매장과 브랜드를 거쳐 판매되면 소비자는 완제품의 판매 브랜드는 알아도 실제 생산자를 알기 어렵다. 제조사가 각인을 유지하면 생산 주체와 제품의 기술적 출처가 남는다.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에는 가격 결정과 포장, AS까지 제조사의 이름으로 연결된다. 임 대표가 백화점 입점이나 자체 소매 공간까지 언급한 배경에도 생산과 판매 사이의 거리를 줄이려는 구상이 놓여 있다.

임효민 대표는 미국과 일본으로 제품이 간접수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직접수출 비중을 높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임효민 대표는 미국과 일본으로 제품이 간접수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직접수출 비중을 높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해외시장에서도 생산자의 이름을 남기는 문제는 수출 방식과 연결된다. 임 대표는 미국과 일본으로 제품이 간접수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직접수출 비중을 높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간접 유통을 통해 미국에 제품이 판매돼 왔지만 제조업체 자체의 수출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부분도 언급했다. 직접 거래가 성사되면 해외 주문을 기반으로 원재료를 확보하고 다시 제품 개발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임 대표의 계획이다.

직접수출은 판매처를 해외로 바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격과 최소 주문량, 생산기간, 품질 관리, 수리와 부품 공급까지 거래 조건에 들어간다. THE MOST Valuables 2026이 해외 바이어와 참가업체의 1대1 상담을 별도로 운영한 것도 국내 제조기업에 새로운 유통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임 대표도 국내 전시회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전시회까지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효민 대표는 자사가 개발하고 제조한 제품은 판매 단계부터 사후수리를 염두에 두고 만든다고 설명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임효민 대표는 자사가 개발하고 제조한 제품은 판매 단계부터 사후수리를 염두에 두고 만든다고 설명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AS는 제조사가 판매 이후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를 가르는 부분이다. 임 대표는 자사가 개발하고 제조한 제품은 판매 단계부터 사후수리를 염두에 두고 만든다고 설명했다. 수입 제품 가운데 국내에서 수리가 어려운 제품이 있는 반면 자체 제작품은 구조와 소재를 알고 있어 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형상 제품은 수리보다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편이 제작비와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장기간 거래 고객에게 무상교환을 적용하기도 한다. 제조와 AS가 분리되지 않는 운영 방식이다.

기술 권리도 제조사의 이름과 함께 움직인다. 임 대표는 초기 인터뷰에서 보유 기술을 디자인 등록보다 기능성·기술 특허 중심으로 설명했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하나의 기술이 완제품으로 나오기까지 6개월이나 1년, 길게는 2년이 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특허와 디자인 등록의 정확한 건수는 인터뷰마다 숫자가 달라 구체적인 수치를 기사에 적용하지 않았다. 제품 개발에 걸린 시간과 제조 기술을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하려는 방향은 일관되게 이어졌다.

[인터뷰] 고영균 엑스포럼 부장, 파인주얼리 넘어 수출·온라인으로…전시회가 바뀌는 방식.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터뷰] 고영균 엑스포럼 부장, 파인주얼리 넘어 수출·온라인으로…전시회가 바뀌는 방식.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회가 끝난 뒤에는 다음 제품 개발이 다시 시작된다. 임 대표는 전년도 주얼리 쇼를 마친 뒤 약 1년 동안 제품을 개발해 다음 전시에 새 제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뿐 아니라 동종업계 종사자가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반응을 전하는 과정도 다음 설계에 반영한다. 한 번 만든 제품을 계속 생산하기보다 착용감과 연결부, 두께와 잠금장치를 다시 수정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금값이 높은 시장에서는 원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만으로 제품의 경쟁력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세계 금 주얼리 소비량은 줄고 있지만 소비금액은 늘었고 소비자는 더 가벼운 제품으로 가격 부담을 조정하고 있다. 제이아이티앤코가 택한 방향은 중량을 낮춘 제품에 연결구조와 내구성을 더하고, 제조 이후에는 AS를 맡으며, 제품에는 생산자의 각인을 남기는 방식이다. 미국·일본으로 이어진 간접수출을 직접 거래로 바꾸려는 계획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원석을 확보해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 끝났던 제조업의 범위가 가공기술과 권리, 사후관리, 브랜드와 해외 유통까지 넓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