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가해자, 채권자와 조력자, 형사와 집착자 사이…‘들쥐론’으로 갈라진 네 사람의 자기 존재
[KtN 신미희 · 박준식기자]문재는 자기 인생을 되찾기 위해 들쥐를 쫓는다. 노자는 빌려준 돈을 회수하려 문재와 손을 잡고, 형사 순용은 두 사람을 둘러싼 범죄를 추적한다. 문재의 얼굴로 살아가는 유민은 타인의 이름과 신분을 훔친 가해자다. 네 사람의 위치는 초반부터 선명하게 갈린다.
추적이 과거로 향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던 선은 흔들린다. 문재는 삶을 빼앗긴 피해자이면서 과거의 관계와 책임에서 달아난 사람이다. 유민은 타인의 얼굴을 훔친 범죄자이면서 자기 얼굴과 이름으로 인정받지 못한 시간을 살아왔다. 노자는 돈을 좇는 사채업자이면서 자신이 속한 범죄 구조의 결과를 마주하고, 순용은 진실을 밝히는 형사이면서 수사와 집착의 경계를 넘나든다.
‘들쥐’의 이중성은 류준열의 1인 2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얼굴이 하나인 인물에게도 서로 다른 자아가 공존한다. 타인에게 드러내는 얼굴과 자기만 알고 있는 얼굴, 현재의 목적과 과거의 책임이 한 몸 안에서 충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