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프렘페(Emma Prempeh)의 ‘Belonging In-Between’: 기억과 귀속감의 유동성, 현대 미술의 방향을 재정의하다
[KtN 임민정기자] 2025년, 라고스(Lagos)에 위치한 Tiwani Contemporary 갤러리는 영국 출신 화가 에마 프렘페(Emma Prempeh)의 개인전 Belonging In-Between을 선보이며, 올해 전시 프로그램의 포문을 열었다. 28세의 젊은 화가인 프렘페는 인상주의적 감성과 깊이 있는 색채를 통해 이주와 정체성의 문제를 회화적으로 풀어내며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프렘페의 어머니가 40년 만에 생애 초기의 기억을 품고 세인트빈센트(St. Vincent)로 돌아간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프렘페는 이 여정을 기록하며, 가족사와 이주 경험이 어떻게 기억과 귀속감을 구성하는가를 탐구했다. 이 작업은 단순한 개인적 회상이 아니라, 이주와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방식을 시각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이었다.
프렘페의 작품 속에서 귀속감은 고정된 장소나 단일한 문화적 뿌리로 환원되지 않는다. 가나, 우간다, 카리브해, 영국이라는 다층적 배경을 가진 프렘페는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이 변형되고, 확장되는 개념임을 강조하며, 정체성에 대한 전통적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디아스포라 미술의 패러다임 변화: 정체성과 귀속감은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프렘페의 작품은 이주 경험이 단순한 ‘출발과 도착’의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서사적 과정임을 강조한다. 과거 디아스포라 미술이 이주의 고통, 정착의 어려움, 문화적 차이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프렘페는 귀속감이 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흐름 속에 존재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과거: 정착(settlement)과 문화적 원형 유지
▶현재: 정체성의 변이성, 이주의 지속성, 기억과 공간의 융합
▶특정한 문화나 장소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기억이 구축하는 다층적인 정체성
▶가족과 개인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귀속감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실험
▶공간과 인물, 자연이 유기적으로 융합되며, 정체성이 변형되는 방식을 회화적으로 표현
프렘페의 회화 속에서 정체성은 하나의 ‘고정된 형태’가 아니다. 공간과 시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요소이며, 이러한 변화는 미술이 ‘귀속감’을 다루는 방식 자체를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기억과 정체성을 구현하는 회화적 기법
프렘페의 작품은 단순히 이주와 정체성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성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기적 공간 연출: 실내(interiors), 인물(figures), 식물(plant life)이 화면에서 경계 없이 뒤섞이며, 기억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
▶금박(Schlag metal)의 활용: 금박은 기억의 불완전성과 유동성을 상징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녹슬고 변형되는 특성을 통해 기억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임을 강조
▶시네마토그래픽 구성: 단일한 순간이 아니라, 시간이 겹겹이 쌓인 기억의 연속성을 반영하는 회화적 기법
이러한 기법은 프렘페의 회화가 단순한 재현적 작품이 아니라, 기억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 자체를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실험적 방식임을 보여준다.
디아스포라 아티스트의 글로벌 영향력과 미술 시장의 변화
프렘페의 전시는 단순한 개인적 회상이 아니라, 현대 미술에서 디아스포라 아티스트들이 점점 더 주류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사례다.
▶미국·유럽 주요 미술 시장에서 디아스포라적 서사를 다루는 작가들의 입지가 확대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시각 언어가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
▶정체성과 기억의 유동성을 탐색하는 작품들이 현대 미술의 새로운 내러티브로 자리 잡음
프렘페는 이번 전시 이후, 파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기획한 ‘Femmes’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문화와 패션, 음악 산업에서도 디아스포라적 감성이 중요한 문화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Belonging In-Between’이 시사하는 현대 미술 트렌드
프렘페의 작업은 단순한 개인적 경험을 넘어서, 정체성과 귀속감이 현대 미술에서 다뤄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1️⃣ 귀속감과 정체성이 단일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다층적인 개념임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할 것인가?
2️⃣ 미술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기억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 자체를 탐구하는 매체로 작동할 수 있는가?
3️⃣ 디아스포라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프렘페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귀속감’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정체성과 귀속감, 그리고 현대 미술의 역할
에마 프렘페의 Belonging In-Between은 현대 미술에서 정체성과 귀속감이 다뤄지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중요한 사례다.
과거 디아스포라 미술이 이주의 경험과 정착의 어려움을 다루는 데 집중했다면, 프렘페는 정체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형되는 흐름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아’와 ‘귀속감’을 탐구하는 방식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미술이 정체성과 기억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매체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렘페의 전시는 단순한 개인적 기억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어디에 속하며,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시대적 질문을 던지는, 깊이 있는 탐구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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