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위원회를 통한 지방재정 자율성 강화 시도… 타 지방의회와 차별화된 정치 실험
[KtN 임우경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제6기 예산정책위원회(위원장 허훈)**가 지난 4월 3일 개최한 제3차 전체회의 및 연구발표회는 단순한 예산 논의의 자리를 넘어, 지방정부의 재정 독립성과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의회 차원의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행보는 단지 정책적 제언에 그치지 않고, 시의회가 지방정부 재정구조의 전략적 방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시험대이기도 했다.
‘재정 자율성’은 지방의회의 정치적 책무
서울시 예산정책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자주재원의 확보 방안과 지방재정의 효율적 운영 전략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정책 토론을 이어갔다. 이는 예산을 단지 행정부의 집행 대상이 아닌, 입법기관의 전략적 통제 및 정책 개입 영역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임현종 교수(명지대)는 지방세 중심의 서울시 재정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탄력세율제도의 활용 및 생활인구 개념 기반 세원 확대, 독일형 지방세 제도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황해동 박사(한국지방행정연구원)는 교육예산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시민이 참여하는 교육재정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의회는 이와 같은 외부 전문가의 연구 발표를 통해, 재정정책 논의의 기반을 보다 학술적·정책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이는 지방의회가 단순한 예산 심의기관이 아닌, 재정정책의 생산자이자 조정자로서 기능하려는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의회의 역할 확대와 그 한계...정책 실행을 위한 후속 구조 미비
하지만 예산정책위원회의 이번 활동은 명확한 한계도 드러낸다. 예산정책위원회는 실행 전략보다는 방향 제시에 머무른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조례 개정이나 중앙정부 협의 등 실제 실현을 위한 구조적 청사진이 보완되어야 한다.
교육 거버넌스 개편 등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구상이 제시되었지만, 실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적 장치나 구조는 논의되지 않았다. 이는 '참여의지'와 '참여기회' 간의 간극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지금까지의 위원회 연구 성과가 예산에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성과환류(feedback) 체계는 여전히 약하다. 시민이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고 비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요구된다.
지방의회의 정책적 주도권, 가능성과 과제
서울시의회는 이번 회의를 통해 지방의회가 재정 거버넌스의 핵심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일정 부분 보여주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의회 차원의 정책적 실험으로서 평가할 수 있다.
▲ 전문가 기반 정책연구와 실질적 재정 개혁 아젠다 발굴 ▲ 단기 과제가 아닌 구조 개편을 목표로 하는 전략 설정 ▲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입법기관의 책임성 제고
그러나 이러한 실험이 제도화된 개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의회 주도의 재정정책, 서울시민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허훈 위원장이 밝힌 대로,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은 지방자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문제”다. 서울시의회가 이번 회의를 통해 보여준 것은 단순히 전문가 발표를 청취하는 수준을 넘어, 의회가 재정정책을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시도였다.
궁극적으로 서울시민은 이 같은 정책 논의가 자신의 일상과 연결된 공공 서비스, 교육, 복지로 어떻게 귀결되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의회가 그 통로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시민의 감시와 참여가 어떻게 제도화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권력의 도구가 아닌 공공의 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다음 단계를 어떻게 밟아갈지, 시민사회와 학계의 지속적인 주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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