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설명 없는 경영, 시장에 설 수 없다”… 자본시장 투명성 구조 개편 본격화
2026년부터 코스피 전 상장사,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2026년부터 코스피 상장사 842개 전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화
투명성 없는 ESG는 허상… ‘Comply or Explain’ 원칙, 자율 아닌 전면 책무로 전환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2026년부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전 기업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열린 제13차 정례회의에서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기존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 상장사에 한해 적용되던 공시 의무를 전체 코스피 상장사(842개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제도 확장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신뢰 기반을 구조적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래 강조해온 ‘책임 있는 자본시장’, ‘설명 가능한 경영’이라는 정책 철학이 제도 차원에서 구체화된 첫 대규모 개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공시 확대는 7년간 이어진 개혁의 최종 단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제도는 2017년 자율공시 형태로 도입됐다. 이후 금융당국은 국제 기준(G20/OECD 원칙, ESG 모범규준 등)에 부합하는 공시체계를 구축하고자 자산규모별로 의무공시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왔다.

2019년에는 자산 2조 원 이상, 2022년에는 1조 원 이상, 그리고 올해는 5천억 원 이상 상장사가 의무공시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번 개정은 그 마지막 단계로, 자산 규모에 관계없이 코스피에 상장된 모든 기업이 동일한 공시 의무를 지게 된다.

이에 따라 약 300개 이상의 상장사가 새롭게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업지배구조의 내실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책임이 부과된다.

재무제표가 아닌 ‘경영의 구조’를 묻는다

지배구조보고서는 단순한 정량 지표 보고서가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ESG기준원과 국제기구의 원칙을 반영해 ▲이사회 구성 ▲감사기구 독립성 ▲주주총회 운영 ▲경영진 보상체계 ▲주주환원정책 등 10개 핵심지표(총 28개 세부지표)를 설정해 이를 기준으로 공시를 요구한다.

기업은 각 항목별 준수 여부를 명시해야 하며, 불이행한 항목에 대해서는 그 사유와 개선 계획을 서면으로 설명해야 한다. 일종의 ‘Comply or Explain’(준수하든지, 설명하든지) 원칙이 관철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 철학과 장기전략이 시장과 주주에게 전달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즉, 수치를 나열하는 공시가 아니라, 경영의 방향성과 책임의 구조를 밝히는 공시로 기능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좋은 지배구조는 실적이 된다”… 선도사례 등장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미 일부 상장사들은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자산 2조 원 이상의 A사는 최근 2년간 핵심지표 15개를 모두 준수했으며, 3년 연속으로 주주총회를 집중일 이외에 개최하고 전자투표를 정례화했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온라인 컨퍼런스를 열고 중장기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하며 소액주주와의 공개 소통을 강화했다.

자산 1조 원대의 B사는 핵심지표 준수 항목을 해마다 확대하며 2025년에는 12개 항목을 충족할 예정이다. 이 기업은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책 연계 전략… 금융위-거래소-협의회 3각 추진 체계 마련

기업의 준비 부담을 고려해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공시제도 안착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에 나선다.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는 ▲사전 준비사항 안내 ▲1:1 컨설팅 ▲실무 및 임원 대상 교육 ▲전국 순회 설명회 등 실행 계획을 수립했다.

9월부터는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지에서 설명회가 열리며, 신규 공시대상 기업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무 절차와 우수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향후 법령 개정사항을 보고서 가이드라인에 신속히 반영해 제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시’는 의무가 아닌 생존 조건… 이재명 정부 개혁의 핵심축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래 금융정책의 패러다임을 ‘규제의 강화’가 아닌 ‘신뢰의 설계’로 설정해왔다. 이번 공시 확대 조치는 그 연장선에서, 모든 기업에게 경영 철학과 구조를 설명할 책임을 제도적으로 부여하는 상징적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설명하지 못하는 경영은 더 이상 시장에서 지속될 수 없다”며, “책임 있는 기업이 자본을 얻고, 설명하지 못하는 기업은 신뢰를 잃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6년은 한국 상장기업에 있어 새로운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실적이 곧 생존의 조건이었다면, 앞으로는 ‘경영의 투명성’이 곧 신뢰의 기반이며, 자본 유입의 전제조건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자본시장 전체를 ‘설명하는 경제’로 바꾸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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