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다수, “졸속 계약” 평가
[KtN 김 규운기자]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에너지 산업 정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꽃이 8월 22~23일 실시한 정례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간 원전 계약에 대해 응답자의 54.7%가 “국익을 포기한 졸속 계약”이라고 답했다. 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는 30.8%에 머물렀다.
절반을 넘는 국민이 계약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특히 세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비판적 시각이 강하게 나타났으며, 국민의힘 지지층과 TK·70대 이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계층에서 “졸속 계약”이라는 답이 우세했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계약 평가를 넘어 향후 산업 전략과 외교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7%)은 이번 계약을 국익을 지키지 못한 졸속 합의라고 인식했다. 불가피했다고 본 응답은 3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중립적 태도를 보인 응답은 10% 남짓으로, 국민 여론은 뚜렷하게 비판적 쪽에 기울어 있다.
계약의 법적·산업적 세부 내용에 대한 인식 수준과 무관하게, 국민 다수가 “국익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는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정부의 산업 전략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장될 수 있다.
세대별로는 3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졸속 계약 인식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60% 이상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아 다른 세대와 대비를 이뤘다.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에서만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답이 졸속 계약이라는 응답에 근접했다. 그러나 수도권, 호남, 충청, 강원·제주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졸속”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수도권에서의 비판적 시각은 향후 총선 지형과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정당 지지 성향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만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민주당 지지층, 정의당 지지층, 무당층 등 대부분의 집단에서는 “국익 포기” 인식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번 계약 평가는 정파적 이해관계와 연결되기도 했지만, 이를 넘어 전반적 불신이 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론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자리한다. 첫째, 계약 과정에서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는 절차적 불투명성이 있다. 둘째,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계약 조건이 일방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셋째, 과거 원전 수출 성과와 비교했을 때 이번 합의가 “뒤로 물러난 것”처럼 비쳐졌다는 점도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건의 계약 문제가 아니라, 한국 에너지 산업 정책이 직면한 구조적 딜레마를 드러낸다. 글로벌 원전 시장은 기술 경쟁뿐 아니라 외교·안보와 직결된다. 정부가 선택한 협상이 국익을 얼마나 지켜낼 수 있는지가 국민의 평가 기준이 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민이 산업 전략의 국제적 신뢰성과 국익 보장 여부를 동시에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 다수의 부정적 인식은 곧 한국 정부의 대외 신뢰와도 연결된다. “국익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확산될 경우, 향후 원전 수출 협상이나 국제적 에너지 협력에서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국내 산업 정책에 대한 신뢰 역시 흔들릴 수 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외교와 산업 정책의 향후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꽃 정례 조사 결과는 원전 계약을 둘러싼 국민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임을 보여준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국익을 포기한 졸속 계약이라고 판단했고, 세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비판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물론 일부 고령층과 보수 지지층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응답이 존재했다. 그러나 국민 다수의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정부가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다. 산업 정책과 외교 정책의 신뢰성은 결국 국민적 동의 위에서 유지된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꽃이 2025년 8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실시했다.
CATI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대상, 유·무선 전화면접,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2.4%(통화 시도 8,108명).
ARS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대상, 무선 100% RDD 방식,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2.4%(통화 시도 41,485명).
두 조사는 모두 성별·연령대별·권역별 인구 비례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