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독일에 밀린 한화오션, 성능 앞섰지만 'NATO 장벽'에 막힌 속사정
독일 TKMS에 밀린 한화오션…이 대통령 “기대했던 결과 아니지만 우리 저력 보여줘”
최대 12척 규모 캐나다 사업 이후 K방산의 다음 수출 전략 주목
[비즈] 12척 캐나다 사업 놓쳤지만…K잠수함, '국가 총력전'으로 다음 무대 노린다
튀르키예 나토 회의·몽골 국빈 방문으로 방산·안보·경제 협력 확대 모색
[KtN 최기형기자]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참석길에 오르며 K방산 외교를 다시 전면에 세웠다.
이 대통령은 7일 오전 SNS에 “우리 잠수함은 세계적인 잠수함 강국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우수한 성능과 기술력을 입증해 왔다”며 “비록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의 저력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은 최대 12척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이다. 캐나다는 노후화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신규 잠수함 확보를 추진해 왔고,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우선 공급자로 선택됐다. 한국에서는 한화오션이 장보고-III 계열 잠수함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나, 캐나다의 선택은 독일·노르웨이 협력 기반의 212CD 잠수함 쪽으로 기울었다.
캐나다 정부의 결정은 나토 정상회의 직전에 나왔다. 캐나다는 북극권 운용 능력, 나토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 조기 인도 가능성, 장기 산업 협력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TKMS가 첫 4척 인도를 2034년까지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고, 한화오션 제안을 제치고 캐나다와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수주 실패의 아쉬움을 인정하면서도 방산 수출 전략의 흐름을 꺾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멈춰 서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 3박 5일간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튀르키예로 출국했다. 앙카라 도착 뒤에는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 대표들과 소인수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토 정상회의 일정의 중심에는 방산 협력이 놓여 있다. 이 대통령은 나토 방위산업포럼에서 K방산의 생산 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설명하고, 참가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이어가며 방산·안보 협력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주요국과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확대와 무기 생산 기반 강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한국 방산의 납기, 가격 경쟁력, 대량 생산 능력은 여전히 외교 무대의 주요 카드로 남아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한국 방산이 선진국 대형 조달 시장에서 직접 경쟁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섰다는 점을 보여줬다. 동시에 잠수함 수출이 성능과 건조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현실도 남겼다. 나토 중심의 안보 협력망, 현지 산업 참여, 장기 정비 체계, 금융 조건, 외교적 신뢰가 함께 작동하는 시장에서는 기업 경쟁력과 국가 외교력이 분리되기 어렵다.
나토 일정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몽골을 국빈 방문한다. 몽골에서는 정상회담을 열고 ‘한몽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방산과 안보 협력뿐 아니라 광물, 공급망, 경제 협력 의제가 순방 후반부의 주요 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 직후 시작됐다는 점에서 더 무게가 실린다. 한화오션의 탈락은 한국 방산이 마주한 벽을 드러냈지만, 대통령의 나토 행보는 그 벽을 외교와 산업 전략으로 다시 넘어서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K방산의 다음 경쟁은 개별 무기체계의 성능 평가를 넘어 동맹, 공급망, 현지 투자, 장기 운용 협력을 함께 묶는 국가 단위 수출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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