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드 블루·화이트·브라운을 겹친 색채 전략, 기능복을 장비보다 옷장에 가깝게 조정

[KtN 박인경기자]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 컬렉션에서 강한 원색의 산악복 이미지는 뒤로 물러난다. 스톤 그레이, 드라이 베이지, 차콜, 딥 브라운, 워시드 블루, 화이트 계열이 패딩과 윈드브레이커, 셸 팬츠, 니트, 셔츠 위에 반복된다. 방한과 방풍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는 남아 있지만, 색은 기능복의 긴장을 낮추고 오래 입은 일상복의 표면에 가깝게 움직인다.

더 노스 페이스 퍼플 라벨(The North Face Purple Label)의 FW26은 색으로 브랜드의 위치를 먼저 조정한다. 더 노스 페이스 본가의 아웃도어웨어가 설산, 등반, 악천후, 원정의 이미지를 강하게 떠올리게 한다면, 퍼플 라벨은 같은 기능복의 틀을 낮은 채도 안에 넣는다. 검정과 형광색의 대비, 선명한 레드와 옐로, 강한 로고 배치 대신 흐린 회색과 바랜 블루, 마른 베이지가 컬렉션의 바탕을 이룬다. 옷은 장비처럼 튀기보다 이미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물건처럼 보인다.

회색은 컬렉션에서 가장 넓게 쓰인다. 짙은 그레이 패딩, 차콜 계열 아우터, 푸른 기운이 섞인 회색 팬츠, 밝은 스톤 그레이 재킷이 서로 다른 농도로 이어진다. 회색은 기능복의 기술적 인상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강도를 낮춘다. 검정보다 덜 단단하고, 흰색보다 덜 깨끗하며, 카키보다 덜 군사적이다. 퍼플 라벨은 이 중간값을 활용해 아웃도어웨어의 보호 기능을 남기면서도 도시복의 무심한 표정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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