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트페어 중심 구조 바깥에서 커지는 온라인 전시와 작가 기록의 필요성

온라인 전시 플랫폼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한국 미술시장에서 작가의 활동은 전시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작품을 만들고, 전시 공간을 확보하고, 관람자와 만나고, 전시 이후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과정까지 작가가 감당해야 할 영역이 넓어졌다. 갤러리와 아트페어는 여전히 중요한 유통 통로지만, 모든 작가가 같은 방식으로 진입하기는 어렵다. 전시 이후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정보가 어디에 남는지가 온라인 작가 플랫폼의 수요를 키우고 있다.

작가가 개인전이나 단체전에 참여하려면 작품 제작 외에도 공간 대관, 운송, 설치, 홍보, 관람객 유입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전시는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몇 주 안에 끝난다. 전시 기간 안에 관람자와 컬렉터를 충분히 만나지 못하면 작품과 작가 정보는 흩어지기 쉽다. 작가에게 남는 부담은 전시를 열었다는 사실보다, 전시 이후 다시 확인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이다.

관람자의 이동 방식도 달라졌다. 전시장 운영 시간에 맞춰 방문하고, 현장에서 작품을 본 뒤 기억에 의존해 작가를 다시 찾는 방식만으로는 작품 정보가 충분히 이어지기 어렵다. 온라인 검색, 작가 페이지, 전시 기록, 작품 이미지, 해설 콘텐츠가 관람 이후의 경로를 만든다. 전시를 본 사람뿐 아니라 전시를 놓친 관람자도 작가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해졌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은 이 흐름 안에서 등장한다. 오프라인 전시를 대신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작가가 자신을 설명하고 작품 정보를 축적하는 추가 기반에 가깝다. 관람자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고 작품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작가는 전시 이후에도 작품 이미지와 설명, 작가 정보, 전시 이력을 남길 수 있다. 작품을 처음 접하는 경로가 전시장 입구에서 웹 기반 플랫폼으로 넓어지고 있다.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는 이 변화 속에서 나온 신생 플랫폼의 첫 실험이다. 김경형 대표는 기존 미술시장을 “권위 있는 정보가 독점되는 구조”로 느꼈다고 말했다. 작가에게는 넘기 어려운 벽처럼 보이고, 일반 관람자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아뜰리에 아미스는 기존 미술시장을 대체하는 장치보다, 작가와 관람자가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아뜰리에 아미스라는 이름에는 작업실을 뜻하는 ‘아뜰리에’와 친구를 뜻하는 ‘아미스’가 함께 담겼다. 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작업실, 관람자의 시선, 컬렉터의 관심을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의 출발점은 기술의 새로움보다 작가를 둘러싼 전시와 기록의 조건에 놓여 있다.

TUV에는 김종혁, 김호봉, 류승우, 문이원, 박계희, 박한지, 사하라, 엄효용, 이순, 임하나, 정창기, 조민균, 최혜정, 한민수 등 14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했다. 평면 작업과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온라인아트페어다. 작가별 작품을 온라인 공간에 배치하고, 관람자가 웹을 통해 접근할 수 있게 한 점에서 TUV는 신생 플랫폼이 작가를 어떤 방식으로 세울 수 있는지 가늠하게 하는 첫 공개 프로젝트에 가깝다.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에는 김종혁, 김호봉, 류승우, 문이원, 박계희, 박한지, 사하라, 엄효용, 이순, 임하나, 정창기, 조민균, 최혜정, 한민수 등 14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했다. /사진=온라인 전시 플랫폼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에는 김종혁, 김호봉, 류승우, 문이원, 박계희, 박한지, 사하라, 엄효용, 이순, 임하나, 정창기, 조민균, 최혜정, 한민수 등 14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했다. /사진=온라인 전시 플랫폼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김경형 대표는 참여 작가를 구성할 때 학력이나 긴 이력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작가”,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덜 알려진 작가”, “이미 알려졌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가”를 중심으로 첫 라인업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전시의 첫 출발점은 작가의 이력보다 작업의 지속성과 작품을 통해 전달하려는 목소리에 놓였다.

작가 플랫폼의 핵심은 작품 이미지를 올려두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작품명, 제작연도, 매체, 크기, 작가노트, 전시 이력, 작품 설명이 일정한 형식으로 축적돼야 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한 번 보고 지나가는 대신 작가의 작업을 다시 찾아볼 수 있고, 컬렉터는 작품 판단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작품 정보가 남지 않는 온라인 전시는 짧은 이미지 노출에 그치지만, 작가별 자료가 쌓이는 온라인 전시는 전시 이후에도 작가를 설명하는 기반이 된다.

TUV가 AI 도슨트와 AR 감상 기능을 함께 내세운 점도 작가 기록의 문제와 연결된다. AI 도슨트는 작가노트와 작품 설명을 바탕으로 관람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구조로 제시됐다. AR 감상 기능은 관람자가 자신의 공간에 작품을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 있게 한다. 다만 기술 기능은 작품과 작가 자료가 정리돼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 AI가 설명할 작가 정보가 부족하고, AR에 들어갈 작품 데이터가 부정확하면 기술은 전시의 겉모양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가 오프라인 전시를 완전히 대신할 수 없는 이유도 분명하다. 회화의 질감, 표면의 장력, 실제 크기에서 오는 물리적 감각은 전시장 안에서 다시 확인돼야 한다. 김경형 대표가 온라인에 소개된 작품을 실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전시를 1년에 한두 차례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 한계와 연결된다. 온라인은 첫 접점을 넓히고, 오프라인은 작품의 물성을 확인하는 후속 경로가 되는 방식이다.

온라인 작가 플랫폼의 필요성은 작가의 활동 지속성과도 맞물린다. 작가가 한 차례 전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인 활동 기반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전시 이후 작가 페이지가 유지되고, 작품 설명이 보강되며, 후속 전시와 작품 문의로 이어지는 구조가 있어야 작가의 시간이 이어진다. 월 단위 구독이나 장기 아카이빙 서비스가 미술 플랫폼 안에서 논의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다시 불릴 수 있는 기록이다. 전시가 끝난 뒤에도 작가명, 작품 이미지, 작품 설명, 전시 이력, 인터뷰, 분석 콘텐츠가 남아 있으면 관람자와 컬렉터는 작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의 신뢰도 이 반복 가능한 기록에서 쌓인다. 작품을 팔기 전에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 어떤 전시에 참여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거래와 후원, 전시 제안도 이어진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의 첫 프로젝트는 완성된 플랫폼의 결과라기보다 한국 미술시장에서 작가 플랫폼이 왜 필요한지 확인하게 하는 초기 실험에 가깝다. 14명의 작가를 온라인 공간에 세우고, AI 도슨트와 AR 감상 기능을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플랫폼의 성패를 말하기는 이르다. 운영비, 업데이트 체계, 작가 자료의 질, 오프라인 전시와의 연결, 작품 거래 신뢰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변수다.

한국 미술시장에서 작가 플랫폼의 수요는 더 커지고 있다. 전시장의 문이 닫힌 뒤에도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관람자와 컬렉터가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아뜰리에 아미스 TUV는 이 흐름 안에서 온라인 전시와 작가 기록, 기술 관람을 결합한 첫 실험으로 놓인다. 플랫폼의 다음 평가는 기술의 화려함보다 작가의 기록을 얼마나 정확하고 지속적으로 남기는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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