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플랫폼·데이터·생성형 AI가 바꾼 미디어 산업…제작비 절감 뒤에 남는 발견과 관계의 경쟁

[KtN 최기형기자]콘텐츠 산업은 오랫동안 많이 투자한 작품이 더 큰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 위에서 움직였다. 유명 배우와 감독을 확보하고 촬영과 미술, 후반 작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뒤 극장과 방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주요 노출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이었다. 관객 수와 시청률, 공개 직후 조회수가 투자의 성패를 판단하는 대표 수치로 쓰였다.

스마트폰 안에서는 계산법이 달라졌다. 수백억원을 들인 시리즈와 개인 크리에이터가 만든 짧은 영상이 같은 이용자의 시간을 놓고 맞붙는다. 소셜미디어 피드는 이용자가 작품을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이전 시청 기록과 검색, 댓글, 공유를 학습한 알고리즘이 다음 영상을 먼저 제시한다. 콘텐츠의 규모보다 이용자의 손가락을 멈추게 하는 속도와 친밀감이 앞서는 순간도 잦아졌다.

딜로이트 인사이트가 펴낸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동향 및 트렌드’는 콘텐츠의 품질이 제작에 들어간 비용보다 소비자가 시청 과정에서 얻는 가치에 따라 평가될 가능성을 짚었다. 높은 제작 가치와 정교한 서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공감과 적시성, 다양성, 개인화 추천이 제작 규모와 함께 품질을 구성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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