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 산업, 숫자로 커지고 있다

 '떡본가' 브랜드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조업 기반 숙련 소공인에게 부여하는 '백년소공인' 인증을 받았다. 3대째 이어온 가업이라는 서사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숙련 기술력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사진=고령군 블로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떡본가' 브랜드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조업 기반 숙련 소공인에게 부여하는 '백년소공인' 인증을 받았다. 3대째 이어온 가업이라는 서사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숙련 기술력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사진=고령군 블로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옛것'이 '오래된 것'에 머물지 않고 산업 지표로 잡히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6년 식품산업진흥 시행계획에 따르면 국내 전통식품산업 규모는 2022년 7조 5,000억 원에서 2023년 8조 원으로 성장했다. 김치산업만 놓고 보면 2023년 6조 4,000억 원에서 2024년 6조 3,000억 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전통식품 산업 전체로는 여전히 확장 국면이라는 게 정부 통계의 방향이다. 여기에 정부는 식품명인의 제조기법을 영상·도서 형태로 기록해 후대에 전승하는 사업에 2026년 7억 원을 투입하고, 장류 명인 13명 중 12명의 제조기능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통이 감성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산업 자산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뜻이다.

'백년가게'라는 이름이 만드는 실질적 혜택

전통의 경제적 가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제도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백년소공인' 지정 사업이다. 30년 이상 동일 업종을 운영하고 일정 매출 기준을 충족하는 소상공인을 선정해 지원하는 이 제도는, 2018년 시작 이래 올해까지 전국 2,598곳(백년가게 1,545곳·백년소공인 1,053곳)으로 늘었다. 올해 신규 지정에는 747개 업체가 몰려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그중에는 3대에 걸쳐 가업을 잇는 복요리 전문점, 1953년부터 이어온 천일염 생산방식을 유지해온 염전 등 소문난 떡집과 유사한 이력을 가진 업체들이 다수 포함됐다.

지정되면 3년간 자격이 유지되며 혜택도 구체적이다. 인증 현판과 함께 업체의 역사와 경영철학을 담은 스토리보드가 제공되고, 정책자금 우대와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대형 유통기업·공기업과 연계한 전용매장 조성, 온라인 입점, 기획전 참여 등 실질적인 판로 확대 지원도 뒤따른다. 중기부 이병권 제2차관은 이런 업체들을 "단순히 오래된 업체가 아니라 축적된 경험과 기술,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경제를 이끌어온 성공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가 정책 언어로는 '검증된 신뢰'로 번역되는 셈이다.

소문난 떡집 '떡본가'는 브랜드 관점에서 이 근본이즘은 창립 스토리, 장인 정신, 오래 지속해온 철학으로 구현되며, 소비자는 '무엇을 사는가'보다 '왜 사는가'를 중시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떡본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소문난 떡집 '떡본가'는 브랜드 관점에서 이 근본이즘은 창립 스토리, 장인 정신, 오래 지속해온 철학으로 구현되며, 소비자는 '무엇을 사는가'보다 '왜 사는가'를 중시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떡본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세계가 다시 '원조'를 찾는 이유

이런 흐름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트렌드 코리아 2026'은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근본이즘'을 제시했다. AI가 만든 콘텐츠와 모조품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시대, 시간으로 검증된 진정성과 '원조'를 향한 신뢰가 오히려 강하게 재조명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브랜드 관점에서 이 근본이즘은 창립 스토리, 장인 정신, 오래 지속해온 철학으로 구현되며, 소비자는 '무엇을 사는가'보다 '왜 사는가'를 중시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소비 흐름도 비슷하다. aT가 주최한 '2026 글로벌 농식품 시장 트렌드' 웨비나에서는 K-푸드 수출 성장이 단순 유행이 아니라 품질·건강·기능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고, 유럽에서는 저당·저가공·클린 라벨 중심의 프리미엄 소비가 강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함께였다. 전 세계적으로 발효식품 시장은 2025년 1,348억 달러에서 2026년 1,443억 달러로, 연평균 6.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 중 하나가 '전통 제조방식에 대한 신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떡본가는 백년가게 제도가 요구하는 '역사'와 '철학', 근본이즘 트렌드가 요구하는 '진정성',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클린 라벨'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동시에 부합한다.  /사진=떡본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떡본가는 백년가게 제도가 요구하는 '역사'와 '철학', 근본이즘 트렌드가 요구하는 '진정성',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클린 라벨'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동시에 부합한다.  /사진=떡본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래된 방식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구조

이 지점에서 소문난 떡집 '떡본가'가 지켜온 원칙들이 새롭게 읽힌다. 무첨가·당일생산 원칙, 손님이 직접 지어준 '문떡'이라는 이름, 3대에 걸친 가업승계—이 모든 것이 백년가게 제도가 요구하는 '역사'와 '철학', 근본이즘 트렌드가 요구하는 '진정성',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클린 라벨'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동시에 부합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지켜야 할 원칙'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정책 지원과 시장 진입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될 여지가 커진 셈이다.

물론 이 자산이 자동으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백년가게 지정이 주는 스토리보드도, 근본이즘이 요구하는 진정성 서사도, 결국 그것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할 온라인 채널과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완성된다. 대구한의대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대학의 멘토링을 통해 떡본가가 준비 중인 온라인 채널 구축은, 결국 이미 갖고 있는 '오래된 자산'을 '지금 팔리는 브랜드'로 바꾸는 마지막 연결고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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