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 규운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 재판과 관련해 지귀연 판사가 결정한 지하주차장 출석, 장시간 발언 허용, 법정 내 촬영 불허 조치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이를 ‘특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 응답자의 63.8%는 지귀연 판사의 결정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특혜’를 부여한 판단이라고 응답했으며, ‘특혜가 아니다’는 응답은 28.1%에 그쳤다.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사법부의 결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균열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개별 판결에 대한 여론 반응을 넘어서, 사법 시스템이 권력자에게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집단적 의문을 반영한 결과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대원칙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 정치 불신은 정당을 넘어 제도 전반으로 확장된다.
지역별 분석: 전국적으로 퍼진 ‘특혜’ 인식… 대구·경북만 소폭 예외
권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특혜’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호남권에서는 무려 82.2%가 ‘특혜’라고 응답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경인권(66.2%), 서울(64.0%), 부울경(63.9%) 등 전국 주요 권역에서도 60% 이상의 높은 수치가 나타났다.
보수성향이 뚜렷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특혜가 아니다’는 응답이 50.4%에 그쳤고, ‘특혜’라는 응답도 44.7%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격차는 5.7%p에 불과해, 이 지역조차도 분명한 민심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지역 기반조차 사법 판단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시사한다.
세대·성별 분석: 40대와 50대에서 특혜 인식 압도… 남녀 모두 공감대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세대에서 ‘특혜’ 응답이 앞섰다. 특히 40대(81.1%)와 50대(78.5%)는 압도적 다수로, 10명 중 8명이 해당 사법 결정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이는 경제와 사회의 핵심 중추 세력이자 정책 감수성이 높은 세대가 이번 사법 판단을 ‘예외적 특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남성(64.2%)과 여성(63.5%) 모두에서 ‘특혜’ 인식이 우세했으며, 성별과 관계없이 공정성과 사법의 형평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민감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 성향별 분화: 지지 정당과 이념 따라 뚜렷한 인식차
정당 지지층별로는 예상 가능한 대조가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2.3%가 ‘특혜’라고 응답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66.2%는 ‘특혜가 아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무당층에서는 ‘특혜’ 응답이 50.0%, ‘특혜가 아니다’는 응답이 33.3%로, 무당층조차도 사법 결정의 형평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념 성향에 따른 응답도 균열의 방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진보층의 87.8%, 중도층의 69.2%가 ‘특혜’라고 응답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특혜가 아니다’가 56.1%로, ‘특혜’(33.9%)보다 앞섰다. 보수층 내에서도 1/3가량은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점은, 이번 사건이 이념적 경계를 넘나드는 신뢰 위기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사법 결정의 신뢰가 정치 신뢰보다 앞설 수 없는 현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수괴 혐의라는 중대한 사법적 책임을 지고 있으며, 지귀연 판사의 결정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법정 내 판단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기준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주차장 출석 허용, 장시간 발언 보장, 언론의 법정 촬영 불허 등 일련의 조치는 ‘법 적용의 이중성’을 둘러싼 국민적 의심을 부채질했다.
사법 시스템은 공정성과 형평성의 마지막 보루이다. 정치적 파면 이후, 권력의 자격을 박탈당한 인물에게까지 ‘특별한 대우’가 허용된다면, 그것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공 신뢰를 모두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번 여론조사는 단순한 판사 개인의 결정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 이는 사법 시스템이 정권과 정치 권력에 대한 거리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그리고 국민이 그 거리를 어떻게 감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다. 정치는 사법 위에 설 수 없고, 법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 국민은 그 가장 단순한 진실을 다시 묻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4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CATI(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1%로 집계됐다. 총 6,663건의 통화 시도 가운데 유효 응답이 확보됐다.
이번 조사는 통신 3사(SKT 15,000건, KT 9,000건, LGU+ 5,998건 등 총 29,998건)로부터 제공받은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방식으로 표본을 추출한 후 무작위로 조사했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