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는 우리의 뇌에서 정서적 처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뇌 피질하 구조물의 집합인 변연계 중 해마의 끝 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위치는 양쪽 귀의 안쪽인데, 절단면은 꼭 호두를 반으로 쪼개 놓은 것 처럼 생겼다.

이 편도체는 공포의 발현과 기억을 관장한다. 만일 사고로 편도체가 손상된 환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공포감이 사라져 버린다. 예를 들어 편도체가 망가진 쥐가 있다면 평소에 무서워 벌벌 떨던 고양이 앞에서도 아무런 두려움 없이 행동할 것이다.

공포기억을 지워주는 연구를 하는 학자들이 있다. 사람에게 공포의 기억이 없어진다면 행복감이 극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공포의 원인이 될 기억을 모두 삭제해 기억상실증 환자와 같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만 공포를 느끼는 감정에 대한 기억만 지워주는 것이다.

기억이란 두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에서 신호전달의 효율이 높고 신경세포 간의 결합이 강화된 상태를 말한다. 기억이 강화되면 신경전달물질을 수용하는 시냅스는 돌기처럼 볼록하게 솟아난다. 처음부터 신경세포가 돌기구조를 갖는 것은 아니고 기억이나 학습으로 시냅스가 활발히 만들어지면서 점차 돌기가 늘어나는 것이다.

사람은 생존에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상황이나 자극이 왔을 때 두려움을 느끼도록 진화됐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뱀을 보면 기겁을 한다. 이는 먼 옛날 인류의 조상들이 뱀과 마주치는 것이 곧 죽음이 되는 사건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뱀을 보면 재빠르게 도망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살아날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그동안 공포기억을 지우는 연구는 일반인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공포를 일으킨 상황에서는 기억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느끼는 감정에 대한 기억을 삭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총을 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느꼈던 공포감만을 지워버리는 식이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른 기억은 유지한 채 불필요한 공포기억만을 지워주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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