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산업 구조와 사회 변화가 만든 새로운 기준
[KtN 김동희기자]뮤지컬 렌트의 창작자 조나단 라슨은 1990년대 미국 공연 산업이 겪은 변화 속에서 독자적인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라슨의 작업은 개인적 재능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당시 도시 구조 변화, 공연 산업 운영 방식, 음악 시장의 흐름이 라슨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라슨의 창작물은 개인의 주장을 관철한 결과물이 아니라 당대 환경을 관찰하고 대응한 산물에 가깝다. 2025년 한국 공연계에서 라슨을 다시 조명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0년대 초 뉴욕은 부동산 개발이 가속화되며 예술가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었다.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이스트빌리지 일대에서 활동하던 독립 예술가는 작업 공간을 잃거나 생활비를 위해 예술 활동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시 미국 언론 보도에서도 도심 예술 밀집 지역의 해체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라슨은 이러한 환경에서 장기적인 직업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창작자의 조건을 관찰했고, 그 경험이 렌트에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라슨은 단순한 예술 노동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도시 구조 변화와 공연 산업 운영 방식 간 상관관계를 서사적 요소로 연결한 사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슨이 창작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전략도 주목 대상이다. 당시 브로드웨이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상업적 흥행을 중심으로 구조가 강화되던 시기였다. 라슨은 예술적 실험을 위해 오프브로드웨이 방식의 창작 환경을 지속적으로 활용했다. 공식 대형 극장에 진입하기 전 독립적인 실험 무대를 거치는 방식은 위험 부담이 크지만 대중과 가까운 소통 구조를 만드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공연학 분야 연구에서는 라슨이 예술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를 선택한 전략을 생산 방식 다변화의 시도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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