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상한 철폐 방안 속 통신비 실질 절감 효과에 대한 우려
[KtN 김 규운기자] 정부와 여당이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를 통해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며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단통법 폐지로 이동통신 3사가 보조금 경쟁을 펼치면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 측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통법 폐지만으로 통신비 인하를 실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포화된 국내 통신 시장에서는 보조금 경쟁이 제한적이며, 진정한 통신비 절감 효과를 위해 요금제 전반의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통법 폐지와 보조금 경쟁의 실효성 한계
정부와 여당은 11월 정기국회에서 단통법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보조금 상한을 없애고 지원금 경쟁을 통해 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단통법은 과거 3G에서 LTE로 넘어가던 시기 과도한 보조금 경쟁과 불법 보조금 문제를 방지하고자 제정됐으나, 최근 정부는 단통법이 ‘통신비 인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히 단통법을 폐지하는 것만으로 보조금 경쟁이 활성화되거나 가계통신비가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가 각각 50%, 30%, 20%의 점유율로 오랜 기간 독점 구조를 유지해 왔다. 신규 가입자 확보를 위한 활발한 경쟁이 어려운 포화 시장에서 통신사들이 보조금 경쟁에 적극 나설 유인이 없을 뿐 아니라, 대다수 소비자가 실제적인 통신비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조금보다는 요금제 개선·5G 품질 경쟁이 필요
이번 단통법 폐지 논의는 보조금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요금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지 않고는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5G 서비스 도입 이후 통신사들은 고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통신 전문가들은 "5G 주파수 활용, 인빌딩 시스템 구축 등 품질 경쟁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이미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LTE 요금제를 인하하거나, 5G 요금제를 합리적 수준으로 재조정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통신 요금제는 주파수 할당을 통한 면허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주파수를 공공자산으로 간주할 때 그 요금 체계 역시 공공적 성격을 띠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중저가 요금제를 활성화하여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현재 한정된 5G 주파수 구간을 활용한 품질 개선으로 요금 적정성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구조적 대책 요구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단순한 단통법 폐지에 그치지 않고 통신비 인하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안으로 중저가 요금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보편요금제 도입과 통신비 적정성 심사제 강화를 언급한다. 특히 알뜰폰 시장 점유율 상한제를 강화하고, 유보신고제의 신고 기간을 15일에서 1개월로 확대해 요금 적정성 심사를 통한 실질적 통신비 절감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의 통신 서비스는 국민 일상과 산업에 필수적인 기간 서비스로, 전기와 수도와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매우 높은 영역이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이 자율성을 이유로 이익을 과도하게 추구할 경우, 국민 모두가 높은 통신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통신비는 국가의 공공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요금 적정성은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가지고 개선해야 할 문제”라며 단통법 폐지에 더해 실질적 통신비 절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와 국회가 과거의 단통법 실패를 교훈 삼아 단순한 법 폐지가 아닌 국민 실생활에 영향을 줄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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