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헌 “늦었지만 환영.. 앞으로도 내란수괴 범죄자 잔재 뿌리뽑겠다”
예술의전당, 전두환 휘호석 철거… 문화 공간에서 역사적 과오 청산
[KtN 박준식기자] 역사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 남긴 흔적이 공공 문화공간에서 사라지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2월 10일 전두환의 휘호석을 철거하면서, 문화예술계에서도 역사적 청산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작년 국정감사에서 철거를 강력히 촉구한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병)의 요구에 따른 후속 조치로, 문화계가 과거 군사정권의 잔재를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문화예술 공간과 역사적 정체성, 늦어진 철거 논란
예술의전당 경내에 자리했던 휘호석에는 ‘文化藝術(문화예술)의 暢達(창달)’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서명이 새겨져 있었다. 1988년 설치된 이 휘호석은 군사정권이 문화예술을 국가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던 시대적 유산이지만, 이후 1997년 대법원이 전두환을 내란·반란수괴로 확정 판결하면서 존치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특히 2020년 국회에서도 한 차례 철거 논의가 있었지만, 당시 예술의전당은 휘호석을 철거하는 대신 조경수를 심어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문구만 가리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미온적 대응은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고, 문화예술 공간의 역사적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켰다.
국정감사 지적 이후 가속화된 철거 결정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기헌 의원이 예술의전당에 휘호석 철거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역사적 정화의 필요성이 다시금 대두되었다. 당시 이기헌 의원은 “내란수괴, 반란수괴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의 휘호가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공간에 남아 있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조속한 철거를 요구했다.
국정감사 직후 예술의전당은 내부 간부회의를 거쳐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을 통해 철거에 대한 법적 문제를 검토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2월 10일 휘호석을 철거했다.
문화예술계의 변화와 역사 청산의 의미
이번 철거는 단순한 조형물의 제거가 아닌, 공공 문화공간이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술의전당이 문화예술을 위한 공공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은 물론, 과거 독재정권의 잔재를 제거하는 데 있어 문화예술계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기헌 의원은 철거 현장에서 "늦었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내란수괴 범죄자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조경 시설의 변화를 넘어, 문화예술 공간이 역사적 평가를 반영하는 장소로 기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화 공간의 역사적 책임, 앞으로의 과제
이번 철거를 계기로 문화예술 공간이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역사의 흔적을 보존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반영하는 공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특정 인물의 흔적을 지우는 것을 넘어, 문화예술 공간이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의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더욱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기헌 의원은 2023년 12월 ‘사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내란·반란·민간인 학살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인물에 대한 특별사면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문화예술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역사적 정화를 위한 논의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예술의전당 휘호석 철거는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고 문화공간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흔적을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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