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민정기자] BMW가 2025년, 자사의 대표적인 문화 예술 프로젝트인 'BMW 아트카' 시리즈의 50주년을 맞이하며 예술과 기술, 브랜드 전략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새로운 미학적 실험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기업 후원을 넘어, 자동차라는 공업적 매체 위에 예술의 감각과 서사를 입혀온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로, 동시대 예술의 확장성과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상징적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BMW 아트카는 1975년 알렉산더 칼더의 첫 작업으로 시작되어, 2024년 줄리 메헤레투의 20번째 작품에 이르기까지 반세기에 걸쳐 기술과 감각의 긴장 관계를 조형적 언어로 풀어냈다. 메헤레투가 디자인한 BMW M 하이브리드 V8은 올해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 출전해, 단순한 전시 오브제가 아닌 '퍼포먼스 기반 회화'로 기능했다. 이러한 확장은 예술이 산업과 공존하며 사회적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대적 사례다.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번 50주년 기념 월드 투어는 단순히 브랜드 유산을 재조명하는 차원이 아니다. BMW는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제프 쿤스 등 거장의 아트카와 함께, 예술이 기술과 만날 때 어떻게 새로운 문화적 언어를 형성하는지를 세계 각지에서 전시하고 있다. 특히 3월 말 홍콩 아트 바젤을 포함한 글로벌 행사에서의 전시는, 예술이 전시장을 벗어나 도시와 이동의 감각 속에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이러한 기획의 핵심은 ‘움직이는 예술’이라는 새로운 감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전통적으로 회화는 정지된 프레임에 기반했지만, BMW 아트카는 속도, 공기역학, 기능성과 같은 요소를 미학적 언어로 치환해 왔다. 예를 들어 제니 홀저는 소비 욕망을 비판하는 트루이즘을 차량 외부에 형광으로 새겼고, 차오 페이는 AR 기반의 프로젝트를 통해 자동차와 디지털 예술의 결합 가능성을 탐색했다.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BMW 문화예술부문 총괄 토마스 기어스트는 “우리는 예술가에게 절대적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며, 브랜드는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예술적 실험의 협력자”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BMW는 작가 선정을 기업이 직접 하지 않고, 미술관장과 큐레이터로 구성된 국제 위원회에 전적으로 맡긴다. 이는 브랜드가 예술의 구조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기술과 철학이 예술 안에서 해석되기를 기대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더불어 BMW 아트카는 예술이 어떻게 산업기술과 공존하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기도 하다. 예술은 때로 자동차를 비판하고, 때로는 그것을 전유한다. 이 긴장감 속에서 BMW는 자신의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 플랫폼'으로 재정의해왔다. 예술가들은 자동차를 단지 '칠하는 대상'이 아닌, 새로운 내러티브를 담는 매체로 전환하며, 자동차는 더 이상 제품이 아니라 메시지를 담는 오브제로 기능한다.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을 벗어난 예술, 자동차 위에서 감각과 기억을 다시 쓰다. 사진=BMW,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BMW 아트카의 또 다른 의의는, '기억'의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이다. 칼더의 원색적 조형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리히텐슈타인의 벤데이 도트, 호크니의 공간 전복, 워홀의 즉흥성, 메헤레투의 회화적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예술의 계보를 축적해왔다. 각각의 아트카는 독립된 예술품이자, 동시에 50년간의 집단적 시선과 시대 감각을 담은 아카이브로서 기능한다.

예술이 더 이상 고정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를 가로지르며 사람들의 일상과 접촉하는 감각적 실천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BMW 아트카는 ‘브랜드가 창조적 담론의 장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설득력 있게 답하는 사례다. 이는 단지 자동차가 예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자동차를 통해 시대를 이동하는 하나의 감각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BMW 아트카는 지금, 예술과 기술, 기억과 소비, 브랜드와 철학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전 세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예술이 어디서 어떻게 생성되고, 또 어떻게 사회와 호흡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KtN (K trendy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