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생성형 AI는 무엇을 창조하는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초현실주의 바디아트 콘텐츠 연구'/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생성형 AI를 활용한 초현실주의 바디아트 콘텐츠 연구'/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AI 기술의 발전은 미디어 산업의 형식을 바꾸어왔다. 데이터 분석 기반의 콘텐츠 추천, 자동 편집, 광고 타게팅 등은 이미 산업 전반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제 AI는 단순한 유통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 창작자’의 자리에 올라서고 있다.

딜로이트가 2025년 발표한 『생성형 AI 활용서: 6대 산업별 도입 가치 분석』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생성형 AI의 영향을 가장 ‘창조적 방식’으로 수용하고 있는 분야라고 평가한다. 이는 기술의 적용이 ‘효율’에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 환경의 전환: 콘텐츠 수요 폭발과 제작 역량 불균형

2020년대 중반 이후, 숏폼 영상, OTT 콘텐츠, 디지털 아트, 게임, 팟캐스트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 채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작 속도, 콘텐츠 다양성, 실험적 기획 등 다양한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인간 제작자의 역량은 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생성형 AI는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후반 작업까지 폭넓게 활용되며, ‘콘텐츠 공급 격차’를 메우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1. 영상 및 이미지 콘텐츠 자동 생성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다음과 같은 핵심 영역에서 실질적인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크립트 생성 및 시놉시스 개발

▶AI 아바타와 가상 모델 기반 영상 제작

▶CGI 및 후반 작업 자동화

예를 들어, AI가 영화 기획 단계에서 줄거리 개요와 캐릭터 구성을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음성 합성과 가상 인물(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예고편을 제작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촬영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가진다.

▶ 딜로이트 보고서 인용: “AI 모델 기반 영상 제작은 빠르면 수시간, 적게는 수만 원 수준의 비용으로 콘텐츠 프로토타입을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테스트 콘텐츠의 확장성과 실험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2. 음악과 음성 합성: 사운드의 대중화와 저비용화

음악 산업에서도 AI 작곡 시스템과 음성 합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용자는 코드 진행, 분위기, 장르를 입력하면 몇 분 내로 완성도 있는 배경음악(BGM)을 생성할 수 있으며, AI 보컬 모델을 통해 특정 음색의 보컬 트랙까지 생성이 가능하다.

특히 광고, 게임, 소셜 콘텐츠용 음악 수요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일부 크리에이터는 AI 음악 생성 툴을 사용해 저작권 문제 없이 빠르게 사운드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콘텐츠 제작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3. 뉴스 및 저널리즘: AI의 정보 요약과 보도 문서 자동화

언론과 출판 분야에서는 AI를 통한 속보 작성, 기업 보고서 요약, 데이터 기반 기사 자동화 등이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주가 변동, 날씨, 스포츠 경기 결과처럼 정형화된 정보는 AI가 자동 기사로 작성할 수 있으며, 자연어 요약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 실적 보고서나 공시문서도 독자 친화적 언어로 변환된다.

그러나 이 영역에서는 ‘사실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AI는 정확한 맥락 이해 없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으며, 이는 언론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실제 사례: 한 해외 언론사는 AI가 작성한 기사에서 잘못된 연도와 인명을 표기한 사례로 독자 신뢰도 하락을 경험

4.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몰입형 경험

게임 및 실감형 콘텐츠 분야에서는 생성형 AI가 몰입도와 상호작용성을 높이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에서는 NPC의 대화 시나리오, 퀘스트 생성, 배경 이야기 설정을 AI가 자동 생성

가상현실(VR)·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에 따라 AI가 실시간 콘텐츠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창출

특히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요구하는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에서 핵심 역량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윤리와 저작권: 기술의 창작은 누구의 것인가?

생성형 AI가 콘텐츠를 창작하는 시대, 다음과 같은 핵심 윤리 문제가 제기된다.

이슈 내용
저작권 귀속 문제 AI가 기존 콘텐츠를 학습한 후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했을 때, 이 결과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원저작자의 권리 침해 가능성 AI가 유사한 화풍, 문체, 음색을 복제했을 때 원작자의 고유성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콘텐츠 투명성 문제 AI가 만든 콘텐츠임을 명시해야 하는가? 시청자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와 구분할 권리가 있는가?

 

딜로이트는 보고서에서 “창작물의 출처와 책임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은 AI 콘텐츠 사용 시 사전 고지, 사후 검토, 저작권 검증 등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창작 도구인가, 창작 주체인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생성형 AI는 더 이상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며, 콘텐츠 생태계의 구조와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AI는 창작 비용을 낮추고 실험적 콘텐츠 제작을 용이하게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콘텐츠의 신뢰도, 윤리성, 그리고 창작자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갖는다.

중요한 질문은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는 AI를 어디까지 창작자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