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서 순환으로, 성장에서 책임으로 — 예술이 지구를 다시 바라보다

[KtN 임민정기자]예술의 언어가 변하고 있다. 화려한 설치물과 대형 프로젝트가 주목받던 시대는 끝나가고, ‘지속가능성’이 예술의 새로운 미학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의 미술은 자본의 확장보다 생태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미술계는 이제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묻기 시작했다.

팬데믹과 기후위기를 거치며 미술계는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거대한 조형물, 화려한 설치, 전 세계를 오가는 전시의 탄소 발자국은 예술의 낭만 뒤에 남겨진 현실적 문제로 드러났다. 작품 제작에 쓰이는 자재, 운송 과정의 에너지 소비, 전시의 폐기물 등은 모두 예술의 생태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예술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 지속가능한 실천을 요구받는 산업이 되었다.

이 변화는 작가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젊은 세대 작가들은 새로운 소재와 제작 방식을 실험하며 환경적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재활용 금속, 버려진 플라스틱, 생분해성 섬유를 활용한 작품이 늘고 있으며, ‘제로 웨이스트 전시’를 선언하는 프로젝트도 확산 중이다. 영국 테이트모던은 전시 운영의 70% 이상을 재사용 자재로 전환했고, 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은 ‘지속가능 전시 매뉴얼’을 도입해 작품 제작 단계부터 탄소 배출을 계산한다. 예술은 더 이상 ‘창조의 행위’로만 머물지 않는다. 창조의 책임까지 포함한 새로운 윤리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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