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시 공간이 화면으로 이동하다, 디지털 플랫폼이 미술 유통의 중심으로 부상

[KtN 임민정기자]전시장 벽이 더 이상 예술의 경계가 아니다. 흰 벽과 조용한 조명 아래 작품을 감상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미술의 중심 무대가 갤러리에서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시는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설계한 가상의 화면 위에서 펼쳐진다. 작품은 걸리지 않고 업로드되고, 감상은 이동이 아니라 접속으로 이루어진다.

2025년 미술 시장을 보면 ‘플랫폼 갤러리’라는 개념이 이미 산업 구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뷰잉룸, 메타버스 전시, AI 큐레이션 플랫폼이 기존 화랑의 역할을 흡수하면서, 미술의 유통 경로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미술 거래의 41%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신흥 컬렉터층의 3분의 2가 작품 구매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했다. 코로나 이후 가속된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플랫폼 갤러리의 등장은 단순한 유통의 변화가 아니다. 미술의 ‘경험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만든다. 오프라인 갤러리에서의 감상은 공간적 몰입이 중심이었다면, 온라인 전시는 ‘참여형 감정 구조’를 갖는다. 관객은 작품을 클릭하고 확대하며, 자신의 감정 데이터를 남긴다. AI 큐레이터는 이를 분석해 개인화된 전시를 구성한다. 한 사람의 감정 패턴이 또 다른 전시의 기획 자료가 되는 구조다. 예술은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알고리즘적 체험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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