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의 자존심, 세계의 무대에 서다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가 흔드는 문화외교의 균형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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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홍은희기자]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한반도 문화외교의 새로운 시험대로 떠올랐다. 북한이 2024년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단독 등재를 신청하면서 한국의 종주국 지위와 문화적 정통성이 도전에 직면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2025년 10월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 유네스코는 2026년 등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태권도는 210여 개국에서 1억 5천만 명 이상이 수련하는 세계적 무예다. 스포츠이자 문화이며, 한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도장 운영, 국제대회, 장비 제조, 교육사업을 포함한 국내 태권도 산업 규모는 약 1조 2천억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유네스코 등재가 실현되면 관광·교육·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20~30퍼센트의 성장세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화유산 보호를 넘어 문화경제로 확장되는 흐름이 가속화되는 셈이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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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제도는 각국이 보유한 전통문화를 인류공동의 자산으로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등재가 확정되면 문화적 정체성과 국제적 위상이 함께 공인된다. 프랑스 몽생미셸, 중국 장가계, 한국의 안동 하회마을 등 주요 등재 지역은 등록 이후 관광객이 2~3배 늘어났다. 태권도도 등재가 확정되면 유사한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북 무주는 이미 태권도 공원을 중심으로 지역 브랜드 전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연간 외국인 방문객 40만~60만 명 증가가 예상된다. 관광 소비는 약 2천억 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교육기관 확장과 국제 교류 확대를 통해 연 700억 원 규모의 교육 수출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도복과 보호구 등 용품 수출도 15~20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는 국가 브랜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태권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퍼센트로 추정된다. 등재가 실현되면 문화적 위상이 강화되고 스포츠 외교 영향력이 확대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다소 위축된 스포츠 외교가 다시 활력을 얻을 가능성도 높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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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단독 등재 추진은 문화외교 측면에서 가장 큰 변수로 평가된다.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은 운영 체계와 철학이 다르다. 유네스코가 북한의 신청을 단독 승인할 경우 국제사회는 태권도를 두 개의 체계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종주국으로서의 상징성과 문화적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공동 등재 추진이 지연되면 한국의 문화외교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씨름의 남북 공동 등재는 문화협력의 성공사례로 평가받았다. 남북이 협력해 태권도를 공동 등재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문화적 연대가 국제사회에 긍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단독으로 등재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외교적 고립과 산업적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중심의 시장구조가 약화되고, 브랜드 주도권이 분산될 위험도 존재한다. 문화유산으로서의 정통성 역시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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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 실패가 가져올 경제적 손실 규모도 크다. 관광객 증가분이 사라질 경우 약 4천억 원 손실이 예상된다. 교육 및 스포츠산업 축소로 인한 파급 손실은 연 1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가 브랜드 가치 하락까지 포함하면 총 손실액은 약 3조 5천억 원에서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유산 부문 수익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권도 종주국이 문화외교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적지 않다.

세계 문화산업은 최근 스포츠를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는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술과 스토리를 결합한 체험형 교육콘텐츠, 국제 청소년 교류 캠프, 다큐멘터리와 디지털 미디어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산업 모델이 태권도를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스포츠·관광·교육·미디어가 하나로 결합하는 문화경제 생태계가 태권도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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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학자들은 등재 추진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전략적 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화재청과 외교부, 세계태권도연맹, 국제태권도연맹이 참여하는 남북 공동 등재 협의체 구성이 첫 단계로 제시된다. 태권도를 한류 3.0 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하고, 문화경제 외교의 중심 의제로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전북 무주를 비롯한 태권도 중심 도시를 국제 문화산업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경제와 연계한 산업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을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사업이 아니라 국가 전략사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재 추진은 문화, 외교, 경제가 결합된 종합정책 과제이며, 정부의 외교적 의지와 산업 전략이 함께 작동해야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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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논의는 한류 문화경제, 남북 문화외교, 스포츠산업 생태계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공동 등재가 성사될 경우 한반도는 문화로 평화를 제시하는 국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면 단독 등재나 등재 실패로 결론이 날 경우 종주국의 위상과 문화외교의 주도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문화외교 경쟁은 총과 무기가 아닌 정책과 전략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는 바로 그 최전선에 자리한다. 상징적 구호보다 구체적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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