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이펙트와 패션 트렌드
[KtN 신미희기자]패션은 언제나 시대를 먼저 말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패션은 말보다 질문이 많다. 무엇이 새로움인가, 무엇이 진정성인가, 무엇이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인가. 브랜드는 화려한 이미지보다 방향을 찾으려 애쓰고, 소비자는 유행보다 태도를 찾고 있다. 세계 패션의 무게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복판에 정국이 서 있다.
캘빈클라인이 정국과 함께 선보인 데님 캠페인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었다. 1990년대 복고를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짜 맞춘 그 시도는 패션의 순환이 아니라, 시장이 스스로의 언어를 다시 배우는 과정이었다. 브랜드는 정국을 통해 유행을 만들어내는 대신, 자신이 오랫동안 지켜온 미학적 질서를 점검했다. 뉴욕의 콘크리트와 데님의 질감, 절제된 포즈와 명확한 빛. 모든 요소가 브랜드가 쌓아온 미니멀리즘을 다시 꺼내 보여줬다.
정국의 존재는 패션의 언어를 바꿔놓았다. 세계 시장은 그가 입은 옷보다 그가 드러내는 태도를 소비한다. 한류와 K팝의 확산이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경제적 질서를 바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팬덤은 이미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유통망이 되었고, 소비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집단의 서사로 작동한다. 정국 캠페인은 그 변화를 구체적인 수치와 구조로 보여준 첫 사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