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준 작가 로봇 퍼포먼스 '아해와 나엘' 호평... 12월 11일 프리오프닝, 2026년 본 공연 앞둬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서 ‘2025 경기 컬쳐 로드 AI 로봇 오페라 프리뷰’ 개최

백남준 ‘로봇 오페라’, 60년 만에 AI로 부활… 경기문화재단 프리뷰 성료/사진=경기문화재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백남준 ‘로봇 오페라’, 60년 만에 AI로 부활… 경기문화재단 프리뷰 성료/사진=경기문화재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에서 열린 AI 로봇오페라 프리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주인공인 이 혁신적인 퍼포먼스는 구석기 시대 기술과 현대 AI의 융합을 상징하며, 관객들로부터 "로봇과 예술의 생생한 만남"이라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11월 6일, 전곡선사박물관에서 개최된 2025 경기 컬쳐 로드 AI 로봇오페라 프리뷰는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로봇 퍼포먼스 〈아해와 나엘〉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AI와 협업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탐구하며, AI가 창작 파트너로 확장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AI 시대, 백남준의 로봇이 다시 걷는다 — 경기문화재단 ‘로봇 오페라’ 프리뷰 개최/사진=경기문화재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AI 시대, 백남준의 로봇이 다시 걷는다 — 경기문화재단 ‘로봇 오페라’ 프리뷰 개최/사진=경기문화재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번 프리뷰는 단순한 시범공연이 아닌, 2026년 백남준 서거 20주기 기념 본 공연의 예고편이다. AI가 작곡·각본·보컬을 담당하고, 로봇이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실험적 오페라 형식으로 구성됐다. 관객들은 “로봇의 위태로운 움직임이 인간의 연약함을 상기시켰다”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1964년 백남준이 제작한 〈로봇 K-456〉에 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K.456에서 이름을 딴 이 로봇은 유럽과 미국의 거리를 누비며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실험했다. /사진=이한용 페이스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1964년 백남준이 제작한 〈로봇 K-456〉에 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K.456에서 이름을 딴 이 로봇은 유럽과 미국의 거리를 누비며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실험했다. /사진=이한용 페이스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로봇 K-456의 정신, AI로 이어지다

이번 프로젝트의 원형은 1964년 백남준이 제작한 〈로봇 K-456〉에 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K.456에서 이름을 딴 이 로봇은 유럽과 미국의 거리를 누비며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실험했다. 백남준은 “로봇은 인간의 연장을 넘어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고 말하며 기술을 예술의 도구로 승화시켰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러한 백남준의 철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2025 경기 컬쳐 로드’는 지역 문화유산을 예술로 재해석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AI 로봇 오페라를 중심 콘텐츠로 선정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로봇 오페라의 역사적 자료를, 전곡선사박물관은 인류 최초의 도구가 출토된 장소로서 상징적 무대를 제공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이수영 큐레이터는 “1964년의 로봇 오페라가 2026년 AI 오페라로 재탄생하는 것은 기술 진화의 역사를 예술로 증언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번 프리뷰의 중심은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신작 〈아해와 나엘〉이었다. AI가 생성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두 대의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하고 움직이는 장면이 펼쳐졌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번 프리뷰의 중심은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신작 〈아해와 나엘〉이었다. AI가 생성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두 대의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하고 움직이는 장면이 펼쳐졌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권병준 작가의 〈아해와 나엘〉 — 로봇이 노래한 인간

이번 프리뷰의 중심은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신작 〈아해와 나엘〉이었다. AI가 생성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두 대의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하고 움직이는 장면이 펼쳐졌다.

한 로봇 ‘아해’는 구석기 인간을 상징하며 주먹도끼를 들고, ‘나엘’은 AI의 음성으로 노래를 부른다. 로봇의 불완전한 몸짓과 AI의 기계적 보컬은 오히려 인간의 감정과 고독을 드러냈다. 권 작가는 “AI는 창작의 파트너이지 주인이 아니다”라며 “기술은 인간의 감성을 확장시키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다 미디어아트로 전향한 후, 사운드와 로봇을 결합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인 그는 음악·연극·기술을 융합한 퍼포먼스로 “백남준 이후 세대의 실험정신을 잇는 대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공연 후 이어진 아트토크에는 유정주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 관장,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권병준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사진=경기문화재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공연 후 이어진 아트토크에는 유정주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 관장,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권병준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사진=경기문화재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트토크 — “AI는 도구인가, 예술가인가”

공연 후 이어진 아트토크에는 유정주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 관장,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권병준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예술과 고고학,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주제로 열린 이 토론에서 유 대표이사는 “AI는 주먹도끼처럼 인간의 도구이지만, 예술 안에서는 하나의 존재로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남희 관장은 “백남준이 그랬듯, 기술의 실수를 예술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토론은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 시선으로 되짚으며, “AI 시대의 인간은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번 프리뷰의 중심은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신작 '아해와 나엘'이었다. AI가 생성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두 대의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하고 움직이는 장면이 펼쳐져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이한용 페이스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번 프리뷰의 중심은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신작 '아해와 나엘'이었다. AI가 생성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두 대의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하고 움직이는 장면이 펼쳐져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이한용 페이스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구석기에서 AI로 — 기술의 연속성을 노래하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인류 최초의 기술 유물인 주먹도끼가 출토된 장소다. 이곳에서 펼쳐진 AI 로봇 오페라는 ‘원시 기술’과 ‘첨단 AI’의 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로봇이 유물 앞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기술이 인간의 상상력과 함께 진화해왔음을 시각화했다.

2026년 본 공연, AI 오케스트라로 확장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12월 11일 백남준아트센터 프리오프닝에서 AI 실시간 생성 기술을 도입한 확장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본 공연은 2026년 1월 28~29일 같은 장소에서 로봇 오케스트라와 인간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프리뷰는 AI 시대 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한 실험 무대였다. 구석기에서 시작된 기술의 여정이 AI로 이어지는 이 순간, 우리는 다시 백남준의 질문을 떠올린다.

“로봇이 노래할 때,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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