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당구계 김연아’ 이미래, 1731일의 기다림 끝 우승… 입스 극복의 감동 복귀
입스를 이겨낸 이미래, 극적인 결승전 끝 우승 트로피 재획득
“지옥 같은 마음이었다” 이미래, 공백 극복 후 재도약 성공
LPBA 퀸의 귀환… 이미래, 시즌 랭킹 4위 급상승
[KtN 신미희기자] 4년 8개월의 긴 침묵을 깨고 돌아온 이미래의 우승은 경기력을 넘어선 감동의 복귀였다.
이미래는 LPBA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4-3으로 승리하며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731일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번 성과로 시즌 랭킹은 14위에서 4위로, 누적 상금 랭킹은 5위로 크게 상승하며 완전한 재도약을 보여줬다.
‘당구계 김연아’로 불리는 이미래가 1731일 동안의 기다림 끝에 다시 정상에 섰다. 4년 8개월 28일이라는 길고도 어려운 시간을 버텨낸 그는 끝내 우승 트로피를 다시 들어 올리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섰다.
이미래는 11월 10일 강원 정선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당구 7차 투어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이우경(28·에스와이)을 4-3으로 꺾었다. 세트 스코어는 11-9, 3-11, 3-11, 11-4, 8-11, 11-1, 9-3. 경기 초반 흔들림을 보였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승부를 뒤집어냈다.
이번 우승은 2020~2021시즌 5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이후 1731일 만의 성과다. 당시 이미래는 같은 시즌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프로당구에서 가장 먼저 통산 4승을 달성했다. 팬들은 그때 그를 ‘당구 퀸’이라 불렀고, 화려한 기록은 ‘당구계 김연아’라는 별명을 낳았다.
그러나 영광 뒤에는 긴 어둠이 있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입스’는 그의 경기력과 자신감을 흔들었다. 우승은커녕 정상권 재진입조차 쉽지 않았다. 프로당구 남녀부를 통틀어 최장 공백이 이어졌고, 자신과의 싸움은 길고 고통스러웠다. 이미래는 “지옥 같은 마음으로 살았다. 사실 아직도 입스를 겪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며, 이 과정 속에서 우승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다. 이미래는 스스로의 공백을 넘어 복귀와 재도약의 신호탄을 쐈다. 우승 상금 4000만 원은 그의 랭킹을 크게 끌어올렸다. 시즌 랭킹은 기존 14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고, 누적 상금은 약 1억 8152만원으로 전체 5위에 안착했다. 단 한 번의 우승으로 경기력뿐 아니라 심리적 자신감까지 다시 되찾은 셈이다.
이미래는 “마지막 우승 이후 금방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오래 걸렸다”며 “두려움도 컸지만 이번 우승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선수로서의 자신감 회복은 물론, 앞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에너지까지 얻은 모습이었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다. LPBA 강자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하지만, 이미래는 초창기부터 강력한 흐름을 만들어온 선수다. 통산 5승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통산 최다 우승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꾸준한 경기력 관리와 멘탈 회복이 병행된다면 다시 ‘왕좌’에 오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우승은 팬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다. 긴 시간 동안 침묵했던 선수가 끝내 무대 위에서 자신을 증명해내는 장면은 스포츠가 주는 감동의 본질을 보여준다.
이제 이미래는 다시 시작점에 섰다. 기나긴 공백을 이겨낸 그의 도약은 LPBA 투어의 새로운 활력을 예고하며, 팬들과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