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노후 준비 71%의 이면”… 국민연금 의존이 드러낸 구조적 불안
해외여행 경험률 사상 최고… 한국인의 소비 패턴 완전 회복 신호
문화·여가 활동 반등… 코로나 이전 일상 회복의 결정적 증거
13~34세 청년층, 공기업보다 대기업 선호… 가치관 변화의 신호탄
육아 부담 51%…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 구조

삶의 질은 회복되는데 노후는 불안…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불균형 [2025 사회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국민·직역연금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드러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  사진=2025 11.11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삶의 질은 회복되는데 노후는 불안…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불균형 [2025 사회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국민·직역연금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드러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  사진=2025 11.11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국민 10명 중 7명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국민·직역연금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드러났다.

  • 19세 이상 인구 71.5% 노후 준비 중… 관련 통계 첫 70% 돌파

  • 노후 준비 수단 1위 국민연금, 28.5%는 ‘준비할 능력 없음’ 때문 미준비

  • 해외여행·문화활동·국내 관광 모두 증가… 소비와 삶의 질 회복세 뚜렷

우리나라 성인의 노후 대비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19세 이상 인구의 71.5%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며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이는 고령화 가속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스스로 미래 대비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흐름을 반영한다. 그러나 노후 준비 수단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국민연금·직역연금 등 공적 연금 의존도가 높아 민간 투자나 자산 형성과의 균형이 부족한 현실이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를 준비하는 국민의 대부분은 국민연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국민연금을 준비수단으로 꼽은 비율이 58.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예·적금(16.9%), 직역연금(8.1%), 사적연금(5.0%) 순이었다. 이는 ‘준비는 하고 있지만 깊이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 점은 28.5%의 국민이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로 “준비할 능력 없음”이 37.9%로 가장 많았으며, “앞으로 준비할 계획” 35.2%, “아직 생각 안 함” 19%가 뒤를 이었다. 이는 결국 소득 격차와 저축 여력이 노후 준비 수준을 결정한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저소득 가구의 경우 월급 대부분을 생활비로 소진해 미래 대비를 위한 자금 마련이 사실상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식도 변화 중이다. 5명 중 4명은 본인 또는 배우자의 소득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었으며, 자녀나 친척 지원에 의존하는 비율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부양에서 개인 중심의 생활비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는 셈이다. 고령층이 노동을 지속하거나 연금을 중심으로 생활비를 조달하는 비중이 증가한 것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준다.

사회활동과 여가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외여행 경험률은 31.5%를 기록하며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팬데믹 시기 1.1%까지 떨어졌던 수치가 2년 만에 30%대를 돌파한 것이다. 국내 관광 경험률 역시 70.2%로 견고한 회복세를 보였고, 문화예술·스포츠 관람률도 57.7%로 상승했다. 이는 국민들의 레저·문화 소비 심리가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준다.

독서와 관련한 데이터도 눈에 띈다. 지난 1년 동안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은 48.7%로 소폭 늘었지만, 1인 평균 독서 권수는 14.3권으로 줄었다. 즉, ‘책을 읽는 사람은 늘었지만 깊게 읽는 사람은 줄었다’는 흐름이다.

소득과 소비 측면에서는 긍정적 신호와 현실적 부담이 혼재했다. 19세 이상 가구주의 21.5%가 “지난 1년 동안 가구 소득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소득이 줄었다”는 비율은 19%였다. 흥미로운 점은 가구 재정 상황이 악화할 경우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 항목이 외식비(67.2%)라는 점이다. 이어 의류비(43.1%), 식료품비(40.4%), 문화·여가비(39.6%) 순이었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가장 가시적인 체감 지출이 외식비라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일자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수입과 안정성이 핵심 가치로 나타났다.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수입’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0%로 1위였고, 안정성(23.3%), 적성·흥미(13.5%)가 뒤를 이었다. 특히 13~34세 청년층의 선호 직장은 대기업(28.7%)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공기업(18.6%), 국가기관(15.8%)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가기관 선호도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이는 청년층이 “안정성 + 높은 보상”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현상이다.

삶의 질은 회복되는데 노후는 불안…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불균형 [2025 사회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국민·직역연금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드러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  사진=2025 11.11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삶의 질은 회복되는데 노후는 불안…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불균형 [2025 사회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국민·직역연금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드러났다.   사진=2025 11.11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여성의 취업 장벽에 대한 인식도 주목할 만하다. 여성 응답자의 51.3%는 육아 부담을 가장 큰 취업 장애 요인으로 꼽았고, 사회적 편견(14.0%), 불평등한 근로여건(11.8%)이 뒤를 이었다. 이는 여전히 돌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현실적 지표다.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만족도는 38.3%로 2년 전보다 증가했다. 일자리 환경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적 해석이 가능하지만, 10명 중 6명 이상은 여전히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 과제는 남아 있다.

결국 이번 사회조사 결과는 국민의 삶의 질이 회복세에 있지만 구조적 불평등·노후 불안·소득 격차는 여전히 중요한 경제·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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