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리포트] 미 역사상 최장 셧다운, 임시예산안 통과로 해제 임박
민주당 내분·공화당 전략… 셧다운 협상 속 정치의 민낯
셧다운 41일의 충격… 항공편·식량지원·공무원 임금 등 피해 커
협상 난항 여전… 1월 말 또다시 셧다운 재발 가능성 남아
[KtN 최기형기자]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연방정부 셧다운이 임시예산안 상원 통과로 종료 초읽기에 들어갔다.
-
상원, 셧다운 해제 위한 임시예산안 찬성 60·반대 40으로 최종 통과
-
법안 하원 표결은 12일 예정…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지 의사 표명
-
셧다운 41일째… 항공편 차질·식량지원 지연·연방 공무원 무급 등 여파 극심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연방정부 셧다운이 마침내 종료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상원이 셧다운 해제를 위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41일째 이어져 온 정부 기능 마비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법안은 이제 하원으로 넘어갔으며, 공화당 다수의 하원은 12일 표결을 진행할 예정으로 최종 통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미 법안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셧다운 사태는 곧 종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빠르게 나라를 열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위험 요소는 여전.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상원은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임시예산안을 가결했다. 특히 절차 표결 당시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중도파 의원 7명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1명이 공화당에 협력하면서 통과에 힘을 보탰다. 반대에 선 공화당 의원은 유일하게 랜드 폴 의원으로, 법안에 포함된 대마 관련 조항을 문제 삼았다.
셧다운은 올해 10월 1일 시작돼 이날로 41일째를 맞았다. 이미 5일부로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선 뒤 매일 새로운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이었다. 셧다운 기간 동안 항공편 운항 차질, 공항 TSA 인력 부족, 식량지원 프로그램 지연, 연방 공무원의 장기 무급 사태 등 실질적 피해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셧다운 여파가 완전히 수습되는 데는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법안 통과 과정은 미국 정치의 복잡한 역학을 그대로 드러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이 포함되지 않는 어떤 합의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중도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를 거슬러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공화당이 보조금 연장 논의를 ‘셧다운 종료 이후’로 미루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표결 보장은 없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 갈등은 극심해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합의를 “한심하다”고 비판했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끔찍한 실수”라며 “미국인은 우리가 헬스케어를 위해 싸우길 바란다”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리더십 책임론도 불거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셧다운 협상은 공화당이 백악관·상원·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는 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앵거스 킹 상원의원은 “지난 7주 동안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포함시키기 위한 시도는 단 한 번도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제적 타격도 적지 않다. 연방정부 기능이 마비된 41일 동안 경제 활동은 곳곳에서 위축됐다.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 손실을 약 70억~140억 달러로 추정했다. 연방 공무원 수백만 명이 한 달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고, 연방 시설 운영 중단으로 관광 및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셧다운이 종료되면 밀린 임금 지급과 업무 정상화가 이뤄지겠지만,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필수업무 인력 부족 사태를 겪은 항공편과 TSA 인력은 정상화까지 며칠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예산안은 2026년 1월 30일까지 정부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 즉, 1월 말까지 또다시 여야 협상이 결렬될 경우 셧다운은 재발할 수 있다. 미국 정치의 당파적 대립이 극심한 만큼, 셧다운 리스크는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국제사회 역시 미국 셧다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정부의 기능 마비는 글로벌 금융·투자 심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투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시장 안정성과 환율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셧다운 종료 국면은 일단 위기를 넘겼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미국 정치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셧다운 위기에 흔들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예산 협상 때마다 불확실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