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일본행 30% 대규모 취소, 관광업계 비상
"일본 대신 한국 찾는다" 동아시아 관광 수요 이동
한·중 관광 황금기였던 2016년, 800만 시대 회복 가능성은
[KtN 박채빈기자] 중국인 방한 800만 시대가 다시 올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하자, 중국 정부는 즉각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이 조치는 양국의 외교적 긴장감을 높였고, 관광·경제 분야로도 파장이 번지고 있다.
중국의 여행 자제령 발표 직후, 일본행 항공권 약 50만 장이 취소되며 전체 예약의 30%를 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일본 관광업계는 단기간에 집단 취소라는 충격을 수치로 실감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관광업이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이번 대규모 취소 사태와 여행 수요 급감은 일본 경제 전체에 심각한 경기 위축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연간 18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근까지 일본은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관광지였으나, 'NO 재팬'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한국'이 대표적 대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은 "일본행 취소분의 상당수가 한국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혀, 동아시아 관광 판도의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관광업계도 3인 이상 중국 단체 여행객의 무비자 입국 한시 허용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등 한중 외교 훈풍까지 더해지며,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던 중국인 방한 시장은 2024년 1~9월 누적 방문객 424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 가운데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 800만 명을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향후 지정학적 변수와 한중 관계의 흐름에 따라 사드와 팬데믹을 넘어선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 사태는 동아시아 관광 흐름이 국가 간의 정치적 상황과 메시지에 매우 민감하게 연동되는 시대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이런 흐름이 확산되면서 일본 관광업계는 중국 관광객 이탈로 인한 매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지정학적 '공백효과'로 인해 일시적인 방문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다만 이 변화가 얼마나 실수요로 이어질지는 연말 관광업계 실적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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