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신미희기자]유럽 럭셔리 패션 시장에서 겨울 아우터의 형태는 기술과 미학이 가장 예민하게 충돌하는 지점으로 평가된다. 보온성과 가벼움, 구조적 안정감, 도심 속 이동 편의를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Moncler와 Jil Sander가 공개한 협업 컬렉션은 겨울 실루엣에 대한 기존 인식을 정면으로 재구성했다. 표면의 각을 지우고 부피를 가시화하면서도 실용적 착용감과 장시간 활동성을 확보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둥근 형태에 대한 거부감이 일부 존재하던 소비자 층까지 포용하는 디자인 전략은 겨울 패션의 미래를 탐구하는 데 핵심이 된다.

둥근 실루엣의 구조적 근거는 자연에서 시작된다. 바람과 온도 변화에 대응하며 형성된 풍경 속 기하학적 곡선은 과학적 효율성과 심미적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 협업에서 부피감은 과시적 장식이 아니라 구조적 기능이다. 외부 충격을 완화하고 체열의 순환을 부드럽게 감싸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곡선의 활용은 신체 일부에 과도한 압박을 주지 않고 동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설계 원칙으로 읽힌다. 그 결과는 착장자의 일상 동작을 억제하지 않는 실용적 형태로 나타난다. 유럽 주요 도시의 겨울 환경을 기준으로 볼 때, 승차 대기 시간의 추위나 보행 중 바람을 차단하는 역할은 디자인의 숨은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아우터웨어 중 핵심 제품군은 오버사이즈 패딩 코트다. 다운 충전재의 배치 방식은 볼륨을 형성하면서도 실루엣의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허리선을 인위적으로 조이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드레이프가 흐르며 옷이 가지고 있는 부피 전체가 하나의 조형적 덩어리처럼 작동한다. Moncler 겨울 기술력은 이러한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체온 유지 능력을 바탕으로 부피감이 단순 무게 증가로 이어지지 않게 조절한 점은 패딩의 본질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바람이 흐르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면과 면의 접합부 또한 유럽 시장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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