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동희기자]영화 휴민트의 긴장은 액션의 속도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물이 서 있는 자리와 그 자리를 지키려는 방식에서 생긴다. 북한 총영사 황치성과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가 만드는 축은 그 점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두 인물은 대립의 한쪽 끝에 서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조용히 끌어당긴다.
박해준이 연기한 황치성은 권력의 언어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제작보고회에서 박해준은 황치성을 두고 “욕망을 국가와 대의로 포장하며 합법처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권력 유지가 삶의 기준이 되고,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직접적인 폭력보다 상황을 관리하는 방식이 먼저 나온다. 말의 선택, 태도의 거리, 결정의 타이밍이 인물의 힘을 대신한다.
황치성의 액션은 과장되지 않는다. 몸을 앞세우기보다, 상대의 선택지를 좁히는 방식으로 압박을 쌓아간다. 박해준은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을 돌아보며 “디테일한 지적이 화면에서 항상 맞았다”고 말했다. 악역의 방향을 단순화하지 않고, 여러 층위로 나누려는 연출 의도가 분명했던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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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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