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으로 조급함 만들기보다 ‘형태’의 영속성 선택… 디자인 일체화는 양날의 검
[KtN 임우경기자]시계를 파는 방식은 이제 만드는 방식만큼이나 중요해졌다. 온라인 화면에서 먼저 소비되어야 하고, 찰나의 순간에 인상을 남겨야 하며, 설명은 직관적이어야 한다. 특히 손목 위에서 돋보이는 파격적 형태를 가진 제품일수록 이 조건은 까다롭다. 소비자는 관심을 빠르게 보이지만, 결제 버튼 앞에서는 한없이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익숙한 브랜드가 주는 안심 자산이 부족한 신생 브랜드라면 더욱 그렇다. 베다(Veda) ‘앵글스 기쉐’는 단순히 새로운 다이얼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이 기억되고 소비되는 방식까지 설계한 흔적이 역력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략은 ‘한정판’이라는 손쉬운 카드를 버렸다는 점이다. 최근 독립 시계 브랜드 상당수는 소량 생산과 짧은 주문 기간을 앞세워 소비자의 조급함을 자극한다. 제품의 절대적 가치를 따지기 전에 ‘놓치면 끝’이라는 감정을 건드리는 방식은 초기 화제성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런 한정판 남발은 브랜드의 영속성보다 순간의 품절만 남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베다가 앵글스 기쉐를 상시 컬렉션으로 두기로 한 것은 희소성에 기대기보다 제품의 ‘얼굴’ 그 자체를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상시 판매는 단순한 물량 정책을 넘어 브랜드의 자신감을 투영한다. 한정판이 휘발성 열기를 만든다면, 상시 모델은 제품을 오래 들여다보게 만든다. 어떤 장면에서 어울릴지, 시간이 지나도 진부해지지 않을지 사용자가 스스로 묻게 하는 구조다. 앵글스 기쉐가 채택한 바늘 없는 다이얼, 24시간 해·달 디스크, 37mm 팔각 케이스의 조합은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선명한 윤곽을 가졌다. 반복 노출에도 견딜 수 있는 형태적 힘을 가졌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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