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활성화 내걸고 50개 지역축제와 연계
행사장 흥행과 지역 상권 회복은 다른 문제…방문객 수보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가 핵심

축제이벤트산업 발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 제정 대 토론회 '지역소멸시대 '축제'가 답이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 고려대학교 안남일 교수)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축제이벤트산업 발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 제정 대 토론회 '지역소멸시대 '축제'가 답이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 고려대학교 안남일 교수)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이번 동행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지역축제와의 결합이다. 정부는 올해 4월 동행축제를 전국 50개 지역축제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광주 양동통맥축제, 부산 밀 페스티벌 등에서는 로컬기업 제품 판매전과 영수증 인증 이벤트, 공연과 버스킹이 함께 열린다. ‘동행축제 50 투어’ 여행상품도 운영하고, 공항과 공항철도에는 ‘동행 웰컴센터’를 설치해 지역 상권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할인 행사에 지역 방문과 체험, 관광 동선을 함께 얹은 구조다. 소비를 온라인 장바구니 안에만 가두지 않고 지역 현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선명하다.

방향만 놓고 보면 설계는 영리하다. 대형 할인전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데는 유리하지만, 그 효과가 특정 플랫폼이나 대형 유통채널 안에서만 머물면 지역 상권으로의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지역축제와 묶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비자가 행사장을 찾는 순간 지출은 단순히 행사 품목 구매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이동 과정에서 교통비가 들고, 현장에서 식사와 간식, 카페, 숙박, 추가 쇼핑이 이어질 수 있다. 축제가 지역경제와 연결될 때 기대하는 효과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번의 방문이 여러 상권으로 번지는 구조다.

이번 동행축제도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지역축제 현장에 로컬기업 제품 판매전을 열고, 영수증 인증 이벤트를 붙여 현장 소비를 유도했다. 지역축제 또는 동네 소상공인 매장에서 구매한 뒤 영수증이나 인증샷을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최대 50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하는 방식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가 행사장을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지갑을 열게 하려는 장치다. 관광객을 행사장 바깥 상권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읽힌다. ‘동행축제 50 투어’ 여행상품과 웰컴센터 설치는 축제를 하나의 판매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방문 동선 전체로 확장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이 방식은 지금 같은 소비 환경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대형 할인전은 어디에나 있지만, 지역에 가야만 누릴 수 있는 장면은 다르다. 공연과 버스킹, 현장 판매전, 축제 분위기, 로컬 상권 경험은 온라인 할인 페이지로 대체하기 어렵다. 정부가 이번 동행축제에 지역축제를 전면적으로 붙인 것도 이런 차별화 전략으로 읽힌다. 같은 10% 할인이라도 집 앞 화면에서 보는 할인과, 현장에서 체류와 경험을 동반한 소비는 반응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지역축제 연계는 가격 혜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만들 여지가 있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행사장에 사람이 몰리는 것과 골목상권까지 돈이 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지역축제는 원래도 인파를 모으는 데 강하다. 동행축제가 붙으면 장면은 더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그 인파가 어디에 지갑을 열었느냐다. 행사장 안 판매 부스에서만 소비가 집중됐는지, 인근 식당과 카페, 전통시장, 숙박업소, 소규모 점포까지 지출이 확산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말은 넓지만, 실제 상권은 좁고 구체적이다. 축제장 안이 붐볐다고 해서 주변 골목까지 웃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대목은 지역축제 연계형 판촉의 구조적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축제는 본질적으로 소비를 한곳으로 모으는 장치다. 메인 무대와 핵심 행사장, 공식 판매전, 대표 프로그램이 방문객 동선을 집중시킨다. 동행축제가 여기에 결합하면 소비 역시 공식 행사장 안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크다. 지역 전체로 보면 사람이 많이 온 축제일 수 있어도, 개별 상인 입장에서는 행사장 안과 밖의 온도 차가 뚜렷할 수 있다. 같은 지역축제 안에서도 참여 업체와 비참여 업체, 메인 동선 안쪽 상권과 바깥 상권의 체감은 크게 다를 수 있다.

행사 구조를 보면 정부도 이런 한계를 의식한 흔적은 보인다. 지역축제 현장만이 아니라 동네 소상공인 매장 구매도 영수증 인증 이벤트 대상에 포함했다. 관광객이 메인 행사장을 벗어나 인근 상권까지 소비를 넓히도록 유도한 셈이다. 웰컴센터를 통해 지역 상권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구상도 같은 방향이다. 하지만 설계가 곧 성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방문객이 실제로 어떤 동선을 탔는지, 어느 업종에서 소비가 늘었는지, 축제장 밖 점포들도 체감할 만큼 매출 변화가 있었는지는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지역축제를 소비 진작에 활용할 때 늘 부딪히는 문제도 있다. 방문객 수는 크게 잡히지만, 실질 소비의 질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은 많았는데 객단가가 낮을 수 있고, 사진을 찍고 공연을 본 뒤 떠나는 체류형 방문이 많을 수도 있다. 반대로 방문객 수는 기대보다 적어도 체류시간이 길고 현장 구매가 활발하면 지역경제에는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축제 흥행과 상권 실적을 같은 문장 안에 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동행축제 역시 ‘전국 50개 지역축제 연계’라는 숫자는 선명하지만, 각 지역에서 실제 어떤 소비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지역 상권 효과는 축제의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역마다 상권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 중심인 곳과 관광지형 상권, 대형 쇼핑시설과 인접한 지역은 방문객의 소비 흐름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 같은 영수증 인증 이벤트를 붙여도 어떤 지역은 주변 식당과 카페까지 매출이 번질 수 있고, 어떤 지역은 공식 행사장 안에서만 소비가 소화될 수 있다. ‘지역축제와 연계했다’는 하나의 문장으로 전국 효과를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성과는 축제 수보다 각 지역에서 어떤 동선이 만들어졌는지, 방문객이 어디에 머물렀는지, 소비가 어떤 업종으로 확산됐는지를 봐야 드러난다.

이번 동행축제의 지역 전략이 가지는 강점도 분명하다. 적어도 소비를 수도권 대형 유통망 안에만 가두지 않고, 지역 방문이라는 별도의 동기를 붙였다는 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할인전의 명분을 ‘싸게 판다’에서 ‘지역에도 돈이 돌게 한다’로 넓힐 수 있다. 지역 입장에서는 전국 단위 소비 촉진 캠페인의 브랜드를 빌려 축제 홍보 효과를 키울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순 쇼핑보다 방문과 체험, 참여가 섞인 소비를 경험하게 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동행축제와 지역축제가 묶인 셈이다.

그러나 강한 설계와 실제 성과 사이에는 아직 빈칸이 많다. 자료에는 연계 구조와 이벤트 장치, 지역 유입을 위한 프로그램은 제시돼 있지만, 행사장 바깥 골목상권까지 얼마나 소비가 번졌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지역별 방문객 수, 카드 매출 변화, 전통시장과 동네 상점 매출 증가분, 숙박과 교통 소비 확대 여부 같은 지표가 있어야 비로소 지역경제 효과를 말할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지역 방문과 소비를 동시에 유도하려는 구조’까지다. 그 구조가 실제 지역 상권 회복으로 이어졌는지는 따로 검증해야 한다.

결국 이번 동행축제에서 지역축제 연계는 가장 기대가 큰 장치이자, 가장 엄격하게 따져봐야 할 장치이기도 하다. 행사장 인파는 눈에 보이지만, 골목상권의 매출 변화는 숫자로 남아야 한다. 축제가 흥행했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살아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눈에 띄는 흥행 장면이 크지 않더라도 주변 상권의 체류 소비가 살아났다면 실질 효과는 더 클 수 있다. 이번 동행축제의 지역 성과를 가르는 기준도 결국 여기에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느냐보다, 어디에 얼마를 쓰고 갔느냐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