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책임 무서워 소풍 포기 못 한다"…교육부, 교사 체험학습 면책권 대폭 강화
"소풍 가기 무섭다" 교사 호소에…교육부, 5월 중 '면책권' 대폭 강화
법정 가는 선생님들…정부 "현장체험학습 사고, 국가가 책임진다"
수학여행 부활할까…교사 보조인력 늘리고 복잡한 매뉴얼 싹 뺀다
이재명 대통령 "수업의 일부" 지적 하루 만에 최 장관 법령 정비 공식화…5월 중 종합대책 발표
[KtN 임우경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 현장체험학습 위축 상황을 우려하며 안전사고 관리 책임 문제를 지적한 지 하루 만에 교육당국이 교사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5월 중 교사의 현장학습 안전사고 면책권 강화를 골자로 한 법령 정비와 업무 지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라며 안전사고 책임에 대한 우려로 학교 활동이 제약받는 현실을 비판한 대통령의 지시에 부응하는 즉각적인 후속 조치다.
교육 현장을 마비시켰던 '무한 책임'의 굴레를 벗겨내고, 멈춰선 체험학습 시계를 다시 돌리려는 정부의 실무적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 "소풍도 수업" 대통령 한마디에…교육부, 5월 중 법령 정비 속도
정부가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교사의 면책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29일 SNS 게시물을 통해 "5월 중으로 교사의 면책권 강화를 위한 법령 정비, 보조인력 배치 확대, 체험학습 업무 경감 및 지원 확대, 매뉴얼 간소화 등을 담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번 발표는 전날인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제18회 국무회의 발언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며 "관리 책임을 부과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직접 학교 현장의 보신주의를 언급하며 제도적 보완을 시사하자, 주무 부처인 교육부가 즉각 실무 대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 '고소·고발 공포'에 멈춘 수학여행…학교 현장의 고질적 불안 해소
학교 현장에서는 그간 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 개인에게 과도한 형사상·민사상 책임이 전가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교사에게 무거운 법적 책임이 부과된 판결 이후 교원 단체를 중심으로 "더 이상 체험학습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학교안전법이 개정됐음에도 현장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체험학습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행정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불의의 사고 발생 시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소송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교육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체험학습 전문가, 교원 6개 단체, 시도교육청 정책 담당자로 구성된 자문단을 가동해 의견 수렴을 마친 상태다.
■ 보조인력 늘리고 매뉴얼은 줄이고…'실무형 지원' 강화에 방점
교육부가 구상 중인 대책의 핵심은 교사가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단순한 법령 개정을 넘어 실질적인 인력 지원과 행정 간소화가 병행된다.
우선 체험학습 시 교사의 학생 지도 부담을 덜어줄 보조인력 배치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학생 안전 관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면서도 교사 혼자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장치다. 아울러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복잡한 체험학습 안전 매뉴얼을 핵심 위주로 간소화해 현장 적용성을 높인다.
최 장관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안팎을 넘나들며 성장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소송과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선생님들이 맘껏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교권 보호'와 '학생 안전' 사이의 균형…입법 과제 남았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입법 협조가 필수적이다.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형사 책임을 감면해 주는 법적 근거가 명확해져야 현장의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를 강조한 만큼, 관련 법령 정비 과정에서 부처 간 협의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단순히 사고를 피하는 교육이 아니라, 안전이 담보된 상태에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5월 중 세부 방안을 확정해 각 시도교육청에 시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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