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넘어 콘텐츠로”… 성신여대, AI·AR 입은 ‘원소 뷰티’의 미래 제시
제13회 졸업작품 전시회 ‘NOVA’ 개최… 42인 작가가 화학 원소 118종 재해석한 융합 전시

제13회 졸업작품 전시회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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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인경기자]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가 메이크업과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졸업작품 전시회를 연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는 5월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강북구 운정그린캠퍼스 B동 지하 1층 성신미술관에서 제13회 졸업작품 전시회 ‘NOVA’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학부 졸업예정자 42명이 참여한다.

전시 주제는 ‘새로운 별, 또 다른 시작’이다. 학생들은 화학의 118개 원소를 모티브로 삼아 각 원소가 지닌 상징성, 물성, 색채, 에너지 이미지를 메이크업과 디지털 비주얼로 재해석했다. 일부 작품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119번째 원소’에 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미래적 세계관을 구성했다. 얼굴과 피부에서 출발한 작업은 사진과 영상, AI 이미지, AR 체험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메이크업을 완성된 얼굴의 표현에만 두지 않는다. 색조, 헤어, 장신구, 조명, 오브제, 디지털 이미지가 함께 쓰이며 작품은 하나의 시각 콘텐츠로 구성된다. 피부는 화장품이 발리는 표면이면서 동시에 색과 질감, 빛과 이야기가 놓이는 화면이 된다. 제품 사용 결과를 보여주는 데 머물던 뷰티 이미지가 콘텐츠와 경험의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윤아Nova 상처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윤아 Nova 상처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윤아의 ‘Nova 상처’는 상처라는 단어를 전면에 둔 작업이다. 작품은 손상과 회복, 결핍과 장식의 경계를 메이크업 이미지로 다룬다. 기존 뷰티 이미지가 결점을 가리고 매끈한 표면을 강조하는 데 익숙했다면, 이 작업은 흔적을 지우지 않고 표현의 중심에 놓는다. 상처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서사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최근 뷰티아트가 다루는 정체성 표현과도 연결된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카모토아이 잠재성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카모토아이의 ‘잠재성’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을 시각화한 작업으로 읽힌다. 작품은 인물의 외형을 꾸미는 데서 멈추지 않고,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변화 가능성을 이미지로 끌어낸다. 전시 주제인 ‘NOVA’가 새로운 생성과 시작을 말한다는 점에서, ‘잠재성’은 원소가 지닌 물성과 인간의 내면적 가능성을 연결하는 작업으로 배치된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안수현  점화 lgnition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안수현의 ‘점화 Ignition’은 에너지가 시작되는 순간을 제목으로 삼았다. ‘점화’라는 단어는 불이 붙는 찰나, 변화가 시작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메이크업은 이 작품에서 단순한 색채 표현이 아니라 빛과 열, 움직임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장치가 된다. 조명과 디지털 색채가 결합되면서 얼굴은 고정된 초상이 아니라 에너지가 발생하는 화면으로 바뀐다.

장페이린 남겨진 형태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장페이린 남겨진 형태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AI·메이크업 융합 졸업전시 ‘NOVA’ 개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장페이린의 ‘남겨진 형태’는 사라진 뒤에도 남는 형상과 흔적을 다루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뷰티아트에서 형태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 시간의 잔상을 담는 장치가 된다. 이 작품은 완성된 아름다움보다 남겨진 이미지의 밀도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밝고 균질한 뷰티 이미지와는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전시에는 탄소의 구조 변화에서 착안해 인간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성을 표현한 ‘Supernova’, 빛과 반사 이미지를 활용해 자아의 다층적 모습을 시각화한 ‘Cycle of light’도 소개된다. 미지의 119번째 원소를 상상 속 존재로 재구성한 ‘APEIRINAS’는 발견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상상력을 미래적 감각과 디지털 이미지로 연결한다. 은(Ag)의 폭발에서 출발한 ‘흉터: Kintsugi’는 손상과 복원의 이미지를 함께 다룬다.

작품들을 나열해 보면 이번 전시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피부는 더 이상 깨끗하게 보정되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상처, 광택, 반사, 결정, 폭발, 잔상 같은 이미지가 피부 위에 적극적으로 들어온다. 피부는 제품 효과를 보여주는 표면이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담는 장치가 된다.

양리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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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과 디지털 색채도 메이크업의 일부가 되고 있다. 얼굴에 색을 바르는 행위만으로 이미지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과 보정, AI 이미지 확장, 영상 연출이 함께 작동한다. 메이크업은 오프라인 작업에서 끝나지 않고 디지털 이미지 제작 과정으로 이어진다. 뷰티 표현의 중심이 ‘바르는 기술’에서 ‘이미지를 설계하는 기술’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원소라는 콘셉트는 뷰티 표현에 과학적 상상력을 더한다. 탄소, 은, 미지의 119번째 원소처럼 물질의 구조와 반응, 에너지 이미지는 작품의 서사를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화장품 산업이 성분과 제형의 과학을 기반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원소를 모티브로 한 이번 전시는 과학적 언어와 예술적 해석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이예봄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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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체험 요소도 전시의 성격을 바꾼다. 관람객은 작품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모바일 기반 AR 콘텐츠를 통해 디지털 확장 이미지와 연출 과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와 모바일 콘텐츠가 이어지는 구조는 최근 뷰티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디지털 캠페인, 숏폼 마케팅과 같은 흐름 안에 놓인다.

뷰티산업 관점에서 이번 전시는 제품을 넘어 이미지와 경험으로 이동하는 시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 화장품은 성분과 효능, 가격만으로 선택되지 않는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캠페인 이미지, 숏폼 영상, 인플루언서 콘텐츠, 패키지, 팝업스토어, 브랜드 세계관을 먼저 접한다. 색조 제품은 발색뿐 아니라 사용 장면과 분위기로 기억되고, 향수와 스킨케어도 브랜드가 만든 감각적 서사와 함께 소비된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이런 변화는 의미가 있다. 뷰티산업의 부가가치는 제품 자체뿐 아니라 제품을 둘러싼 이미지와 경험에서도 만들어진다. 전시 작품의 이미지는 캠페인 콘셉트로, 제작 과정은 SNS 콘텐츠로, AR 체험은 브랜드 경험 장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상업적 성과를 전제로 한 행사는 아니지만, 학생들의 작업이 향후 뷰티 브랜드의 이미지 기획, 팝업스토어 연출,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페이린 남겨진 형태, 안수현  점화 lgnition,사카모토아이 잠재성, 리이쉬엔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장페이린 남겨진 형태, 안수현 점화 lgnition,사카모토아이 잠재성, 리이쉬엔, 이예봄, 양리커 작품(상단죄측부터)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학생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작품 기획, 제작, 촬영, AI 융합 작업, 전시 준비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완성했다. 이 과정은 메이크업 실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콘셉트 기획, 원소 모티브 해석, 시각 연출, 디지털 도구 활용, 촬영, 영상 구성, 관람객 경험 설계가 함께 요구된다. 뷰티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제품과 기술, 콘텐츠와 소비자 경험을 함께 이해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 과정에서 확인된다.

교수진의 역할도 이 과정에서 드러난다. 42명의 학생이 각기 다른 원소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이를 하나의 전시 흐름으로 묶기 위해서는 개별 작품의 완성도와 전체 콘셉트의 균형이 함께 필요하다. 교수진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해석 능력을 살피는 동시에, AI와 메이크업이 결합된 작업이 전시장과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전달될지까지 조율했다. 작품 제작, 촬영, AI 이미지 확장, AR 체험까지 이어지는 준비 과정은 지도 범위가 전통적인 메이크업 교육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진은 이번 전시에 대해 “학생들의 창의성과 해석 능력, 변화하는 뷰티 산업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아낸 자리”라며 “메이크업과 AI 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미래형 뷰티 콘텐츠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리이쉬엔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리이쉬엔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번 졸업전시는 더페이스샵, 테이크뎃써말홈, 페이보릿, 원씽, 키핀터치, 유니자르, 베르티 등 뷰티 브랜드의 협찬과 후원으로 진행됐다. 브랜드 후원은 졸업작품 전시가 학내 행사에만 머물지 않고 산업계와 접점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작업을 외부에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브랜드에는 젊은 창작자들이 바라보는 뷰티콘텐츠의 방향을 접할 수 있는 장이 된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제13회 졸업작품 전시회 ‘NOVA’는 6월 2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원소 모티브, 메이크업, AI 이미지, AR 체험을 결합해 뷰티 표현이 제품 사용의 결과를 넘어 콘텐츠와 경험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42명의 작업은 졸업 결과물이자, 변화하는 뷰티산업 안에서 감각과 기술, 교육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