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PINK 네 멤버 솔로 앨범 잇따라 공개
Rosé·Bruno Mars ‘APT.’ 세계 1위, JENNIE 협업곡은 Hot 100 25위
[KtN 신미희기자]BLACKPINK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봄까지 빠르게 이어졌다. Rosé는 2024년 12월 솔로 앨범 ‘rosie’를 냈고, JISOO는 2025년 2월 ‘Amortage’, LISA는 같은 달 ‘Alter Ego’, JENNIE는 3월 ‘Ruby’를 공개했다. 그룹 활동으로 쌓은 팬덤을 각자 다른 장르와 협업, 레이블 전략으로 나누는 흐름이 본격화됐다.
걸그룹 솔로의 성적은 이제 국내 팬덤 안에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Rosé와 Bruno Mars의 ‘APT.’는 2025년 IFPI 글로벌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IFPI는 해당 곡을 2025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발표했고, 20억6000만 단위의 글로벌 차트 유닛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FPI 글로벌 싱글 차트에서 북미·유럽 밖 출신 아티스트가 1위에 오른 첫 사례라는 설명도 함께 붙었다.
‘APT.’의 성과는 K-pop 솔로가 해외 팝 시장에 들어가는 방식을 바꿨다. 곡은 한국어 표현을 전면에 둔 제목과 후렴을 사용하면서도 Bruno Mars의 팝 보컬, 라디오 친화적인 멜로디, 짧고 반복 가능한 구성을 결합했다. K-pop 팬덤만 겨냥한 곡이라기보다 영어권 팝 시장의 청취 습관과 숏폼 확산, 글로벌 라디오 노출까지 함께 겨냥한 싱글에 가까웠다.
JENNIE의 흐름은 다른 쪽에서 뚜렷하다. Billboard Hot 100 2026년 5월 30일자 차트에서 Tame Impala와 JENNIE의 ‘Dracula’는 25위에 올랐다. 같은 주 차트 상위권은 Drake 신곡이 대거 차지했고, 10위권 안에서 Ella Langley의 ‘Choosin’ Texas’를 제외한 9곡이 Drake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그 가운데 JENNIE의 협업곡은 중상위권에 남았다.
JENNIE는 그룹 멤버의 이름값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Ruby’는 Billboard 200 7위로 진입했고, 5만6000 앨범 유닛 가운데 실물 앨범 판매가 2만6500장을 차지했다. BLACKPINK 멤버 가운데 Rosé의 ‘rosie’는 Billboard 200 3위, LISA의 ‘Alter Ego’는 7위에 오른 바 있다. 걸그룹 멤버의 솔로 앨범이 미국 앨범 차트 상위권에 들어가는 흐름은 일회성 성과를 넘어 독립 브랜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LISA의 솔로 활동은 협업의 폭을 넓힌 사례다. Reuters는 LISA의 2025년 솔로 앨범 ‘Alter Ego’에 Raye, Doja Cat, Tyla, Rosalía, Future, Megan Thee Stallion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서 LISA는 2025년 Coachella 무대에 솔로 아티스트로 섰고, JENNIE도 같은 축제에서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 K-pop 걸그룹 멤버들이 미국 대형 페스티벌 무대에서 그룹이 아닌 개인 이름으로 소비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걸그룹 솔로의 핵심 수단은 협업이다. Rosé는 Bruno Mars와 함께 대중 팝의 문법을 택했고, JENNIE는 Tame Impala, Doechii, Dua Lipa 등 해외 아티스트와의 접점을 넓혀 왔다. LISA는 힙합과 라틴, 알앤비 계열 아티스트들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 협업은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 청취층을 교환하는 장치가 됐다. K-pop 팬덤은 해외 아티스트에게 유입되고, 해외 아티스트의 기존 청취층은 K-pop 솔로 아티스트를 새로 접한다.
걸그룹 솔로 시장에서 개인 이미지는 음악만큼 중요해졌다. JENNIE는 패션과 광고, SNS 영향력을 음악 활동과 함께 끌고 가고, Rosé는 보컬과 팝 멜로디의 친화력을 앞세운다. LISA는 퍼포먼스와 힙합 기반 이미지를 강화했고, JISOO는 배우 활동과 보컬 중심의 솔로 프로젝트를 병행했다. 네 멤버가 같은 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솔로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장르, 이미지, 지역 전략으로 갈라졌다.
국내 기획사 중심의 K-pop 제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그룹 활동에서는 팀 콘셉트와 세계관, 안무 동선, 팬덤 운영이 중요했다. 솔로 활동에서는 개인 레이블, 해외 유통사, 글로벌 프로듀서, 현지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커진다. JENNIE의 ‘Ruby’는 독립 레이블 ODDATELIER와 Columbia Records의 협업으로 발매됐고, LISA는 YG를 떠난 뒤 RCA Records와 손잡은 상태에서 솔로 앨범을 냈다.
걸그룹 솔로의 성장은 K-pop 산업에 새 수익원을 만든다. 그룹 활동 공백기에도 멤버별 음원, 앨범, 광고, 패션, 페스티벌, 투어, 팬 플랫폼 매출이 이어진다. 그룹 팬덤은 개인 팬덤으로 나뉘고, 개인 팬덤은 다시 협업 상대의 해외 청취층과 만난다. 한 팀의 브랜드가 네 개의 솔로 브랜드로 확장되는 구조다.
부담도 함께 커졌다. 멤버별 활동이 길어질수록 그룹 정체성은 느슨해질 수 있다. 개인 레이블과 해외 파트너가 늘어나면 그룹 컴백 일정, 투어, 음원 발매 시기 조율도 복잡해진다. 팬덤 안에서는 멤버별 성적 비교와 경쟁이 강해지고, 차트 순위와 판매량이 개인 인기의 지표처럼 소비된다. 솔로 브랜드의 성장이 그룹 전체의 힘으로 돌아오려면 활동 주기와 팬덤 운영의 균형이 필요하다.
K-pop 걸그룹 솔로의 다음 경쟁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의 이름값만으로 갈리지 않는다. 협업곡이 오래 들리는지, 라디오와 플레이리스트에서 살아남는지, 솔로 앨범이 그룹 팬덤 밖으로 퍼지는지, 페스티벌 무대가 투어 수요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Rosé의 ‘APT.’와 JENNIE의 ‘Dracula’, LISA의 ‘Alter Ego’는 걸그룹 솔로가 팬덤형 프로젝트에서 해외 팝 시장의 독립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