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y Kids·SEVENTEEN 투어 매출 상위권, HYBE 콘서트 매출 69% 증가
Weverse·굿즈·버추얼 아이돌로 넓어진 팬덤 경제, 수익성·권리 문제는 남은 과제

스트레이 키즈, 1억 뷰 뮤직비디오 20편 보유…4세대 보이그룹 최다 기록  사진=2026. 05.20 JYP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트레이 키즈, 1억 뷰 뮤직비디오 20편 보유…4세대 보이그룹 최다 기록  사진=2026. 05.20 JYP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미희기자]Stray Kids는 2025년 Billboard 연말 Top Tours 집계에서 ‘dominATE’ 투어로 1억8570만 달러 매출과 130만 관객을 기록했다. SEVENTEEN은 ‘RIGHT HERE’와 ‘NEW_’ 투어로 1억4240만 달러, 96만4000명을 모았다. BTS j-hope는 ‘HOPE ON THE STAGE’로 7990만 달러, ENHYPEN은 ‘WALK THE LINE’으로 7610만 달러를 올렸다. 집계 기간은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였다.

K-pop의 수익 무게중심은 차트 순위에서 공연장과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Hot 100 최고 순위는 여전히 상징성이 크지만, 기획사 실적과 팬덤 유지력은 투어, 굿즈, 멤버십, 플랫폼 결제, IP 확장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음원 한 곡의 순위보다 팬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여러 방식으로 소비하는지가 산업의 체력을 가른다.

HYBE의 2025년 실적은 K-pop 대형사의 수익 구조 변화를 압축한다. 연결 매출은 2조649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전년보다 17.5% 늘었다. 같은 해 HYBE는 전 세계에서 279회 공연을 열었고, 콘서트 매출은 7639억원으로 69%가량 증가했다. 머천다이징·라이선싱 매출도 35.8% 늘었다. 반면 앨범과 음원 매출은 10.2% 줄었고,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73% 감소했다.

공연 매출 증가는 단순히 티켓값 상승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K-pop 콘서트는 무대 관람, 응원봉, 현장 MD, VIP 패키지, 팝업스토어, 온라인 생중계, 팬 플랫폼 결제가 이어지는 복합 소비로 움직인다. 팬은 한 차례 공연장에 들어가는 데서 소비를 끝내지 않는다. 예매 전에는 멤버십에 가입하고, 공연 전후에는 굿즈를 사고, 현장 경험은 숏폼과 커뮤니티 게시물로 다시 확산된다.

2025년 세계 음악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커졌다. IFPI 집계에서 글로벌 음반 산업 매출은 317억 달러로 전년보다 6.4% 늘었고, 스트리밍 매출은 220억 달러를 넘어서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유료 구독 스트리밍은 전체 매출의 52.4%였고, 전 세계 유료 스트리밍 계정은 8억3700만 개로 늘었다. 실물 음반 매출도 팬 수요에 힘입어 8.0% 증가했다.

K-pop은 스트리밍 중심 시장에서도 실물과 현장을 함께 끌고 가는 장르다. 세계 음악 시장은 스트리밍으로 재편됐지만, K-pop 팬덤은 앨범과 굿즈, 공연장 소비를 여전히 강하게 유지한다. 일본과 한국,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2025년 음반 산업 매출이 10.9% 늘었고, 세계 실물 음반 매출의 45.1%를 차지했다. K-pop이 실물 패키지와 팬덤형 구매를 놓지 않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팬 플랫폼은 공연과 앨범 사이를 메운다. Weverse는 2025년 4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1120만 명을 기록했고, 2025년 중 최고치로는 월간 활성 이용자 1200만 명에 도달했다. 같은 해 Weverse에서 열린 아티스트 라이브는 6558회, 누적 조회수는 10억 회를 넘었다. Weverse Shop 판매 상품은 2520만 개였고, 입점 아티스트는 178팀으로 늘었다.

팬 플랫폼의 성장은 팬덤을 소속사 안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과정이다. 과거 팬덤은 트위터, 유튜브, 팬카페, 음원 사이트, 공연장을 오가며 흩어져 움직였다. Weverse와 Bubble 같은 플랫폼은 메시지, 라이브, 커뮤니티, 멤버십, 상품 판매를 한 공간에 묶는다. 기획사는 팬의 체류 시간과 구매 패턴을 더 직접적으로 파악하고, 팬은 아티스트와 가까운 통로를 얻는다.

 

플랫폼 경제가 커질수록 팬의 부담도 늘어난다. 무료 콘텐츠와 유료 콘텐츠의 경계가 촘촘해지고, 멤버십·디지털 상품·굿즈·콘서트 선예매가 하나의 소비 사슬로 연결된다. 팬덤 안에서는 결제가 참여의 기준처럼 작동하기도 한다. 아티스트와 팬의 거리를 좁히는 장치가 동시에 팬덤 소비를 압박하는 구조가 된다.

IP 확장은 K-pop의 다음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음원과 앨범이 아티스트의 직접 활동에 기대는 상품이라면, 캐릭터·스토리·라이선싱·애니메이션·게임·버추얼 아이돌은 아티스트가 항상 무대에 서지 않아도 매출을 낼 수 있는 영역이다. HYBE 실적에서도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은 2025년 9658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머천다이징·라이선싱이 5706억원으로 전년보다 35.8% 늘었다.

버추얼 아이돌은 K-pop IP 확장의 속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PLAVE는 2026년 4월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Caligo Pt. 2’로 초동 약 125만 장을 기록했다. 앞서 ‘Caligo Pt. 1’은 초동 103만 장, 싱글 ‘PLBBUU’는 109만 장을 넘겼다. 실존 멤버의 얼굴을 전면에 세우지 않는 버추얼 그룹도 팬덤 구매와 차트 경쟁에서 대형 보이그룹에 가까운 소비력을 만들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의 성장은 K-pop 제작사의 상상력을 넓힌다. 멤버의 세계관, 캐릭터 디자인, 라이브 기술, 성우·모션 캡처, 음악 제작, 팬 커뮤니티 운영이 하나의 IP로 결합된다. 활동 공간도 음악방송과 공연장에 머물지 않는다. 유튜브 라이브, 팬 플랫폼, 게임형 콘텐츠, 굿즈, 애니메이션형 서사까지 확장될 수 있다.

권리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실제 아티스트의 초상, 목소리, 안무, 캐릭터를 활용하는 사업이 늘수록 계약 범위와 수익 배분이 중요해진다. 생성형 AI가 음악 제작과 보컬 합성, 영상 제작에 들어오면 창작자의 권리와 데이터 사용 문제가 뒤따른다. IFPI도 2026년 글로벌 보고서에서 생성형 AI와의 협업은 창작자를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저작권 보호를 전제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pop의 확장에는 비용도 붙는다. 대형 투어는 매출을 키우지만, 제작비와 운송비, 현지 인건비, 보험, 환율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팬 플랫폼은 이용자를 붙잡지만, 과금 구조가 과해지면 팬덤 피로를 키운다. 버추얼 아이돌과 AI 기술은 새로운 IP를 만들지만, 인간 아티스트의 노동과 권리를 흐리게 만들 수 있다. 매출원이 늘어날수록 관리해야 할 이해관계도 많아진다.

2026년 K-pop의 경쟁력은 한 곡의 순위보다 여러 수익원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에서 갈린다. 월드투어는 현장 수요를 확인하고, 팬 플랫폼은 팬덤의 체류 시간을 붙잡으며, 굿즈와 라이선싱은 아티스트 이름을 일상 소비로 넓힌다. 버추얼 아이돌과 AI, 애니메이션형 IP는 K-pop을 음악 산업 밖으로 밀어낸다.

K-pop은 미국 Hot 100의 문턱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동시에 미국 차트 밖에서는 공연장, 플랫폼, 굿즈, 캐릭터, 버추얼 그룹으로 더 넓은 수익권을 만들고 있다. 차트 순위는 순간의 성적이고, 투어와 플랫폼은 팬덤이 남긴 시간과 지출의 기록이다. K-pop의 다음 10년은 더 높은 순위보다 더 오래 버티는 소비 구조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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