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빚 때문에 죽는 사회, 비정상”…파산면책 대대적 안내 지시
일가족 극단 선택 사례 언급하며 채무조정·법률지원·복지 연계 주문…장기연체채권 50∼60조 원 관리도 점검
[KtN 김 규운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세상 어느 나라서 빚 때문에 죽는다고 하느냐”며 개인파산·면책(Personal Bankruptcy Discharge)과 채무조정(Debt Adjustment) 제도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장기연체 채무자 관리 체계를 손보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빚 때문에 죽는다”는 유서를 남긴 일가족 극단 선택 사례를 국무회의 안건으로 끌어올렸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상 어느 나라서 빚 때문에 죽는다고 하느냐”며 개인파산·면책과 채무조정 제도를 몰라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비정상”이라고 규정했다.
□ “가족 끌어안고 죽을 정도면 못 갚을 사람”…파산면책 언급한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채무 부담으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를 거론했다. 유서에 ‘빚 때문에 죽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남겨졌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상환 능력을 잃은 채무자가 제도적 구제 절차에 접근하지 못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가족들 끌어안고 죽을 정도면 못 갚을 사람”이라며 “그런 것은 면책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에 신청만 하면 파산 면책을 해주지 않나”라며 “그 사람이 몰랐을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개인파산·면책은 채무자가 더 이상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에서 법원 판단을 거쳐 채무 부담을 정리하는 절차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제도 자체보다 제도 접근성, 사회적 낙인, 신청 비용, 홍보 부족을 동시에 겨냥했다.
□ “원시적인 사회가 어딨나”…빚과 자살 연결 고리 조사 주문
이 대통령은 채무 문제를 개인의 도덕성이나 가정 내부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했다. “일가족 집단 자살 얘기가 나오는데 이런 원시적인 사회가 어딨나”라는 발언은 빚과 극단 선택 사이의 연결 고리를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자살 원인 가운데 채무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짚었다. 개인파산, 면책, 채무조정 신청을 통해 정리할 수 있는 사안이 제도 밖에서 방치되면, 채무자는 법적 회생 기회조차 알지 못한 채 막다른 선택으로 몰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 금융위에 장기연체채권 점검…“원금 기준 50∼60조 원 된다던데”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장기연체 채무 청산 현황도 물었다. “장기 연체 채권 원금 기준 50∼60조 원 된다던데 많이 정리됐나”라는 질문은 장기 부실채권 문제가 금융권 회수 관리에 그치지 않고 서민 생계, 신용 회복, 경제활동 복귀와 맞물려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7년 이상 장기연체자의 경우 사실상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은 법무부와 회생법원이 담당하고, 사적 채무조정은 신용회복위원회가 맡고 있으며, 매년 10만∼20만 명가량이 관련 절차를 이용한다고 보고했다.
□ 복지·금융·법률지원 연결…“신청 비용 없어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살예방센터와 복지 사업에서 위기 촉발 요인을 파악하고, 채무나 금융 문제가 확인되면 신용회복기금, 서민금융지원센터, 취약계층 지원기관과 연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금융위기 대처법 안내 교육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파산신청 비용이 장벽이 되는 사례도 짚었다. “파산신청으로 면책 방법을 안내해줘도 신청 비용이 몇 백만 원이라 그게 없어서 처리 못 하는 경우도 있다더라”는 발언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법률구조공단의 일부 지원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비용이 필요하면 예산 당국이 챙기라고 지시했다. 제도 안내를 넘어 실제 신청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절차 부담까지 정책 대상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 “도덕적 해이” 논란에 선 그어…“경제활동 못 하면 국가적 손실”
이 대통령은 채무자 면책을 곧바로 ‘도덕적 해이’로 보는 사회적 인식도 비판했다. 채권자는 회수 불능 가능성을 이자 비용에 반영하고,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에게 끝없는 변제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어떤 바보가 신용불량돼 취직도 못하고 일상생활도 못 하게 되는데 상환 능력이 되면서도 돈을 떼어 먹겠나”라고 말했다. 채무자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면 국가적 손실이라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개인 부채 문제를 ‘갚지 않는 사람’의 도덕성 논란에서 ‘갚을 수 없는 사람’의 회생 문제로 옮겨놓은 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파산면책 홍보, 신청비용 지원, 장기연체채권 정리, 복지·금융 연계를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할 경우 서민부채 대응의 무게중심은 추심과 회수에서 회생과 복귀로 이동하게 된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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