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C1, 7월 6일 배재고 편 결방 결정…5·18 폄훼 논란이 고교야구 넘어 예능 편성까지 흔든 후폭풍
[KtN 신미희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배재고등학교 편이 7월 6일 공개 예정이던 '불꽃야구2' 편성표에서 빠졌다.
□ 스튜디오C1, 배재고 편 공개 중단
'불꽃야구2' 제작사 스튜디오C1은 7월 1일 공식 입장을 통해 배재고등학교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봤고, 7월 6일 방송 예정이던 배재고 편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7월 13일 성남고 편으로 시청자를 찾겠다는 일정도 함께 알렸다. 배재고 편은 이미 촬영을 마친 회차였지만, 본방송 공개를 앞두고 학교 야구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개 자체가 중단됐다.
앞서 제작진은 6월 30일 배재고 관련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방송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하루 뒤 나온 결론은 편집 공개가 아니라 방송 불가였다. 논란이 프로그램 안에서 발생한 사건은 아니었지만, 출연 학교와 선수단을 둘러싼 사회적 비판이 커지면서 제작진도 편성 판단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 고척돔 생중계 뒤 본방송 앞둔 회차
배재고는 6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BS플러스 '특집 불꽃야구 생중계'에 출연했다.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불꽃 파이터즈'와 맞붙으며 고교야구 유망주들의 경기력을 보여준 팀이었다.
해당 경기는 생중계를 통해 이미 공개됐다. '불꽃야구2' 본방송은 당시 경기 내용을 편집해 7월 6일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방송을 앞두고 배재고 야구부의 청룡기 경기 중 응원 구호가 논란이 되면서 회차 공개가 멈췄다.
스포츠 예능은 선수의 경기력과 팀 서사를 콘텐츠로 삼는다. 고교야구 편은 특히 미성년 선수들의 얼굴과 학교 이름이 직접 노출된다. 제작진이 결방을 택한 배경에는 논란이 회차 공개 뒤 출연 학생 개인에게 무차별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부담도 깔려 있다.
□ 청룡기 경기 중 나온 "탱크데이"와 "스벅 가야지"
논란은 6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에서 불거졌다.
배재고가 앞선 경기 후반, 배재고 덕아웃 일부 선수들이 "탱크데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취지의 구호를 반복한 사실이 알려졌다. 광주제일고 코치진은 현장에서 강하게 항의했고, 관련 영상과 목격담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구호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논란이 된 스타벅스 코리아의 텀블러 판매 이벤트 문구를 떠올리게 하면서 비판을 키웠다. 상대 팀이 광주제일고였다는 점까지 겹치며 단순한 경기 중 도발이 아니라 지역 비하와 역사 폄훼로 받아들여졌다.
□ 배재고 사과에도 식지 않은 여론
배재고는 논란 직후 공식 사과문을 냈다. 학교 측은 관련 학생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고, 야구부 전원을 대상으로 특별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추가 사과문에서는 학교 관계자와 학생, 학부모 등이 광주제일고를 찾아가 직접 사과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사과와 후속 조치 방침이 나왔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경기 매너나 응원 방식의 선을 넘은 사안으로 받아들여졌다. 5·18민주화운동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상처, 광주 지역 학교와의 경기, 고교 스포츠의 교육적 책임이 동시에 걸렸기 때문이다. 학교 차원의 사과만으로 방송 콘텐츠 공개 부담까지 해소되기 어려웠던 이유다.
□ '불꽃야구2'가 마주한 스포츠 예능의 책임선
'불꽃야구2'는 야구 레전드와 아마추어 팀의 맞대결을 예능으로 구성해 온 콘텐츠다. 승부와 성장, 세대 간 대결이 프로그램의 주요 흡인력이다. 고교야구 팀이 출연할 때는 유망주의 가능성과 학교 스포츠의 현장성이 함께 주목받는다.
배재고 편도 원래는 고교야구 유망주와 은퇴 선수들의 맞대결로 소비될 회차였다. 그러나 본방송을 앞두고 배재고가 5·18 폄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회차의 의미가 달라졌다. 예정대로 공개할 경우 프로그램은 경기 콘텐츠가 아니라 논란의 당사자를 다시 노출하는 통로가 될 수 있었다.
스튜디오C1의 결방 결정은 사전 촬영분이라도 사회적 논란이 커진 출연 학교를 그대로 내보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특히 출연자가 학생 선수라는 점에서, 제작진은 방송권과 시청권보다 미성년 출연자 보호와 사회적 파장을 먼저 고려한 셈이다.
□ 고교야구 논란이 예능 편성까지 멈춘 이유
고교 스포츠 현장의 응원 구호는 경기장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온라인 확산, 학교 사과, 협회 징계 절차, 교육당국 조사 검토, 예능 결방까지 이어지며 논란은 방송 산업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배재고 편 결방은 '불꽃야구2' 한 회차의 편성 변경을 넘어선다. 학교 스포츠에서 나온 부적절한 표현이 얼마나 빠르게 대중 콘텐츠의 리스크로 전환되는지 보여준 일이다. 선수 개인의 미성숙한 행동으로만 다루기에는 학교, 지도진, 대회 운영, 제작진이 모두 영향을 받았다.
제작진은 7월 13일 성남고 편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번 결정 이후 스포츠 예능의 출연 학교 검토, 사전 촬영분 공개 기준, 미성년 출연자 보호 장치는 더 엄격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 응원 구호 하나가 남긴 방송가의 경고
배재고 논란은 고교야구 경기장에 머물지 않았다. 역사 인식이 결여된 구호는 상대 팀과 지역을 넘어 대중의 공분으로 번졌고, 이미 촬영된 예능 회차까지 멈춰 세웠다.
'불꽃야구2'의 결방은 제작진이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동시에 방송가에는 학교 스포츠를 다루는 콘텐츠가 경기력과 감동 서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경고로 남았다. 앞으로 고교 스포츠 예능은 출연자의 경기력뿐 아니라 학교 문화, 교육 책임, 사후 논란 대응까지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제작 기준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