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아트페어 ‘TUV’ 14인 작가 첫 공개… AI 도슨트·AR 감상 결합한 K아트 플랫폼 실험

온라인 미술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미술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전시가 끝난 뒤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정보가 어디에 남는지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이 풀어야 할 핵심 문제로 떠올랐다. 갤러리와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존 미술시장은 여전히 중요한 유통 통로지만, 작가에게는 전시 비용과 홍보 부담이 크고 관람자에게는 정보 접근의 문턱이 높다.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가 기획한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는 이 구조 안에서 작가의 작품을 전시 이후에도 남기는 플랫폼 실험으로 출발했다.

아뜰리에 아미스는 작업실을 뜻하는 ‘아뜰리에’와 친구를 의미하는 ‘아미스’를 결합한 이름이다. 김경형 대표는 회사를 소개하며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작업실, 관람자의 시선, 컬렉터의 관심을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프로젝트인 TUV에는 김종혁, 김호봉, 류승우, 문이원, 박계희, 박한지, 사하라, 엄효용, 이순, 임하나, 정창기, 조민균, 최혜정, 한민수 등 14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했다. 평면 작업과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온라인 전시다. 조각과 입체 작업은 3D 모델링 등 별도 기술 기반이 필요해 향후 확장 과정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사진=아뜰리에 아미스 플랫폼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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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미술시장의 높은 문턱, 온라인 전시로 넓히는 접점

김경형 대표가 온라인 플랫폼을 구상한 배경에는 기존 미술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작가가 개인전이나 단체전에 참여하려면 작품 제작 외에도 공간 대관, 설치, 홍보, 관람객 유입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을 감당해야 한다. 전시는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몇 주 안에 끝난다. 전시 이후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정보가 체계적으로 남지 않으면, 관람자와 컬렉터가 다시 작가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김경형 대표는 전통적인 미술시장을 “권위 있는 정보가 독점되는 구조”로 느꼈다고 했다. 작가에게는 넘기 어려운 벽처럼 보이고, 일반 관람자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아뜰리에 아미스는 기존 미술시장을 단번에 대체하는 장치가 아니라, 작가와 관람자가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플랫폼으로 제시됐다.

TUV라는 이름에는 ‘경계가 없는 목소리’라는 의미가 담겼다. 김경형 대표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물리적 전시장 밖에서도 전달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의 시간과 장소에 묶이지 않고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으며, 작품 설명과 작가의 생각이 함께 남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참여 작가를 구성할 때 학력이나 긴 이력만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다. 김경형 대표는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작가”,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덜 알려진 작가”, “이미 알려졌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가”를 중심으로 첫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시의 첫 출발점은 작가의 이력보다 작업의 지속성과 작품을 통해 전달하려는 목소리에 놓였다.

온라인 전시 미술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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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슨트와 AR 감상, 작품 설명의 방식 전환

TUV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는 AI 도슨트다. 작가노트와 작품 설명을 AI에 학습시켜 관람자가 질문하면 작품에 관한 설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경형 대표는 큐레이터나 도슨트가 현장에 없어도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해진 점을 첫 성과로 꼽았다. 관람자가 마이크 기능을 통해 질문하면 AI가 언어를 인식하고 작품 설명을 제공하는 구조도 설명했다.

김경형 대표가 AI를 바라보는 태도는 조심스럽다. AI가 예술가를 대신하거나 작품의 본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김경형 대표는 AI 도슨트를 관람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고, 작품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나침반”에 비유했다. 작품의 기술적 재현보다 작가가 작품 안에 담은 가치와 맥락을 설명하는 도구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AR 감상 기능은 관람자가 자신의 일상 공간에 작품을 가상으로 배치해 크기와 조화를 미리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작품을 구매하거나 전시하기 전 배치감을 살필 수 있는 장치다. 다만 김경형 대표는 온라인 전시가 오프라인 전시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회화의 질감, 표면의 장력, 실제 크기에서 오는 물리적 감각은 현장에서 다시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뜰리에 아미스는 온라인 전시와 오프라인 전시를 병행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 김경형 대표는 온라인에 소개된 작품을 실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전시를 1년에 한두 차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전시는 관람자의 첫 접점을 넓히고, 오프라인 전시는 작품의 실체를 확인하는 후속 경로가 되는 방식이다.

온라인 전시 미술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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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리스크와 작가 데이터 축적

운영 리스크도 분명하다. 김경형 대표는 기술자가 아닌 운영자로서 외부 업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할 때 직접 처리하기 어렵고,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토큰 비용과 유지비가 올라갈 수 있는 구조도 부담이다. 온라인 전시관의 시각적 완성도와 별개로, 유지비를 낮추고 업데이트가 쉬운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다음 단계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아뜰리에 아미스가 작가 구독형 서비스를 준비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다. 작가의 작품 데이터와 전시 이력을 꾸준히 쌓고,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온라인 전시, 홍보 콘텐츠,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연결하는 구조다. 작가에게는 고유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생기고, 플랫폼에는 작가별 작품 정보와 전시 기록이 축적된다.

온라인 전시가 단순 이미지 노출에 그치지 않으려면 작가별 자료가 함께 정리돼야 한다. 작품명, 제작연도, 매체, 크기, 작가노트, 전시 이력, 작품 설명이 일정한 형식으로 쌓일 때 관람자는 작품을 다시 찾아볼 수 있다. 컬렉터와 연구자에게도 전시 이후 남은 정보가 작가를 판단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온라인 전시 미술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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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플랫폼으로 향하는 조건

김경형 대표는 한국 작가들이 역량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해외 작가가 아니라 한국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작품 가치가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고, 국내에 좋은 작가가 많지만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다는 인식이다. 아뜰리에 아미스가 K아트 플랫폼을 지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다국어 설명과 작가 자료를 통해 해외 관람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근현대 작가의 기록 문제도 김경형 대표가 중요하게 보는 영역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 미술의 자산이 다음 세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김경형 대표는 온라인 기술과 플랫폼이 잊혀져 가는 작가와 작품을 다시 만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의 이름, 작품 설명, 전시 이력, 작품 이미지가 온라인에 남아야 다음 관람과 연구, 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작품 구매 시스템은 단계적으로 보완될 예정이다. 현재는 작품에 관심 있는 관람자가 문의를 남기면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방식이다. 향후에는 외부 결제와 판매 시스템을 연동해 작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도 준비하고 있다. 미술품 거래는 가격, 세금, 배송, 정산, 진위 확인, 소장 이력 관리가 함께 맞물리는 영역이다. 전시 플랫폼에서 유통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면 거래 이후의 관리 체계도 함께 갖춰야 한다.

온라인 전시 미술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김경형 대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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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형 대표는 정부와 공공 영역의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고, 온라인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향유하게 하려면 민간 플랫폼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AI, AR, 온라인 전시, 작가 아카이빙은 문화예술 향유권 확대와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김경형 대표가 인터뷰 말미에 가장 길게 설명한 부분은 작가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김경형 대표는 “현실적인 문제로 예술가들이 소멸되지 않도록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 작품 설명, 온라인 기록, 홍보, 오프라인 전시, 해외 소개는 모두 작가가 창작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과 연결돼 있다.

아뜰리에 아미스의 실험은 기술의 화려함보다 기록의 지속성에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물리적 전시 공간의 문이 닫힌 뒤에도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관람자와 컬렉터, 연구자가 다시 찾아볼 수 있는 자료로 남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예술가의 친구’를 자처한 아뜰리에 아미스의 다음 단계도 이 지점에서 검증된다. 작품을 한 차례 보여주는 일을 넘어, 한국 작가의 기록이 전시 이후에도 다시 불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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