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5000석 그랑 스타드 하산 2세…지역의 집회 문화를 빌린 설계가 폐막 이후 도시의 일상까지 품어야 할 이유
[KtN 임민정기자]천막은 본래 가벼운 건축이다. 필요할 때 세우고, 사람들이 흩어지면 걷는다. 벽보다 그늘이 먼저이고, 건물의 권위보다 천막 아래 모인 사람들의 관계가 앞선다. 모로코 벤슬리마네에 계획된 ‘그랑 스타드 하산 2세(Grand Stade Hassan II)’는 가볍고 일시적인 천막의 기억을 11만5000석 규모의 영구 건축물로 바꾼다.
포퓰러스(Populous)와 우알랄루+최(Oualalou + Choi)가 설계한 경기장은 모로코의 전통적인 사회·문화 집회인 무셈(moussem)에서 형태를 가져왔다. 여러 봉우리가 이어진 알루미늄 격자 지붕은 관중석뿐 아니라 광장과 보행 공간까지 덮는다. 모로코가 스페인·포르투갈과 공동 개최하는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추진하는 국가적 상징 건축이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수용 규모에서 세계 최대 축구 경기장을 목표로 하게 된다. 그러나 11만5000이라는 숫자보다 설계가 풀어야 할 질문은 천막과 기념비 사이에 놓여 있다. 사람을 모으기 위해 존재했던 지역의 천막이 국가적 위상을 과시하는 초대형 경기장으로 확대될 때, 전통은 생활문화로 남을 수도 있고 국제 중계를 위한 외관으로 굳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