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A HOTEL이 파고든 별장의 빈 시간

투자와 소비를 묶은 사업의 가능성과 위험

NOT A HOTEL AOSHIMA Expands Its Tropical Japanese Resort With New Luxury Suites. 사진=NOT A HOT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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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민정기자]바다 앞에 별장 한 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해 보자. 막상 계산기를 두드리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1년에 며칠이나 머물 수 있을지, 사람이 없는 동안 집은 누가 관리할지, 나중에 팔고 싶을 때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부터 따져야 한다. 수영장과 정원은 바라볼 때는 근사하지만 소유하는 순간 관리비가 된다.

호텔은 편하지만 내 집은 아니다. 갈 때마다 예약해야 하고, 지불한 숙박료는 퇴실과 함께 사라진다. 별장과 호텔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빈틈이 있었다. NOT A HOTEL은 바로 그 틈에 집을 지었다.

방식은 어렵지 않다. 한 사람이 별장 한 채를 모두 갖는 대신 일부 지분을 사고, 보유한 몫에 따라 해마다 머물 수 있는 날짜를 받는다. 소유자가 고르지 않은 날에는 일반 투숙객을 받는다. 비어 있던 별장의 시간을 호텔 객실로 되파는 방식이다.

호텔업의 오래된 골칫거리는 오늘 팔지 못한 객실을 내일 팔 수 없다는 데 있다. 소유권을 먼저 판매하면 개장하기 전부터 다시 찾아올 고객이 생긴다. 구매자는 앞으로 떠날 여행을 미리 확보하고, 운영사는 장기간 이어지는 고객을 얻는다.

NOT A HOTEL AOSHIMA Expands Its Tropical Japanese Resort With New Luxury Suites. 사진=NOT A HOT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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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방향도 달라졌다. 호텔은 그동안 ‘한번 묵어 보라’고 권했다. 소유형 호텔은 ‘이 생활을 가져 보라’고 말한다. 바다를 마주한 수영장과 사우나, 넓은 거실, 이름난 설계자가 만든 건축은 숙박료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수년간 이용할 권리에 얼마를 낼 것인지 설득하는 수단이 된다.

NOT A HOTEL AOSHIMA의 CHILL2.0과 COAST도 같은 문법으로 만들어졌다. CHILL2.0에는 폭 21m의 수영장과 사우나, 냉탕을 넣었다. COAST는 객실마다 수영장과 정원을 갖췄다. 2022년 6실로 출발한 AOSHIMA는 2026년 8월 11실로 늘어났다. 레스토랑을 새로 단장하고 스케이트보드 파크와 녹지 공간도 더했다.

객실만 늘린 것은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뜬 뒤 잠자리에 들 때까지 부지 안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체류 동선을 넓혔다. 숙박은 식사와 산책, 수영과 사우나로 이어진다. 오래 머물수록 이용할 시설이 많아지고, 호텔이 얻을 수 있는 매출의 범위도 넓어진다.

여기까지는 매력적인 이야기다. 투자와 소비가 한 상품에 담기는 순간부터 계산은 복잡해진다.

NOT A HOTEL AOSHIMA Expands Its Tropical Japanese Resort With New Luxury Suites. 사진=NOT A HOT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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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언젠가 팔 때를 생각한다. 여행자는 당장 머물 날짜부터 살핀다. 한 사람 안에서도 두 계산은 엇갈린다. 자산으로 생각하면 가격과 관리비, 재판매 가능성이 중요하다. 여행을 위해 샀다면 성수기 예약과 서비스, 객실 상태가 더 절실하다.

여름휴가와 연말연시처럼 모두가 원하는 날짜에는 갈등이 커진다. 소유자는 좋은 날에 머물기 위해 지분을 샀다. 호텔도 같은 날 일반 투숙객을 받아야 높은 숙박료를 받을 수 있다. 소유자에게 우선권을 많이 주면 호텔에 남는 성수기 객실이 줄고, 일반 판매를 늘리면 소유권을 산 이유가 약해진다.

비수기라고 사정이 간단하지는 않다. 빈방을 채우려고 숙박료를 크게 낮추면 가동률은 올라간다. 대신 높은 가격을 치른 소유자는 자신이 산 상품의 가치가 낮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호텔에는 할인 판매가 필요하지만 부동산에는 가격을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따라붙는다.

시설도 마찬가지다. 전용 수영장과 사우나는 구매를 결심하게 만드는 강한 이유다. 문을 연 뒤에는 매일 물을 관리하고 설비를 점검해야 한다. 바닷바람을 맞는 창과 외부 가구, 목재와 정원도 손이 간다. 손님이 많이 찾으면 시설은 빨리 닳고, 손님이 적으면 관리비를 감당할 수입이 줄어든다.

일반 호텔에서는 숙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에 가지 않으면 된다. 소유자는 그렇게 간단히 돌아설 수 없다. 예약 과정의 불편, 청소 상태, 고장 난 설비가 여행의 불만으로 끝나지 않고 보유한 자산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호텔이 고객에게 집을 팔았다는 것은 불만까지 오랫동안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NOT A HOTEL AOSHIMA Expands Its Tropical Japanese Resort With New Luxury Suites. 사진=NOT A HOT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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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단정할 이유도 없다. 자주 쓰지 않는 별장 한 채를 혼자 부담하는 대신 필요한 날짜만 소유하려는 수요는 존재한다. 여러 지역의 객실을 바꿔 이용할 수 있다면 한곳에 묶이는 부담도 줄어든다. 숙박과 소유 사이에서 망설이던 소비자에게는 분명 새로운 선택지다.

다만 완판과 성공은 같은 말이 아니다. 지분을 모두 판매하면 부동산 사업은 한 고비를 넘는다. 호텔 사업은 그때부터 시작한다. 소유자가 다시 찾고, 남은 날짜에 일반 예약이 들어오며, 식당과 부대시설에서 소비가 이어져야 한다. 시간이 흐른 뒤 지분을 팔려는 사람과 새로 사려는 사람도 만나야 한다.

NOT A HOTEL이 오래 살아남으려면 잘 짓고 잘 파는 회사에서 잘 관리하는 회사로 넘어가야 한다. 새 건축물을 선보일 때 받았던 관심을 객실이 낡아가는 동안에도 붙잡아야 한다. 예약 기준과 관리비를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첫해의 수영장과 다섯 번째 해의 수영장이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한다.

호텔을 투자상품으로 포장하는 데는 화려한 건축과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투자상품으로 팔린 건물을 계속 좋은 호텔로 남기는 데는 청소와 수선, 예약 관리와 음식이 필요하다. 앞의 일은 마케팅이 하지만 뒤의 일은 사람이 한다.

성공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단, 판매한 소유권보다 머무는 하루의 품질을 오래 지킬 수 있을 때다. 호텔을 소유한다는 생각은 이미 팔렸다. 이제 팔아야 할 것은 다시 돌아오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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