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MGC커피 4000호점·운영사 매출 6469억원…가격 경쟁 넘어 자본·출점 속도까지 격차
스타벅스는 이마트 67.5% 지분의 직영 체제…5·18 ‘탱크데이’ 뒤 결제액·앱 이용자 동반 하락
‘프라이스 디코딩’으로 넓어진 소비자 계산법…가격·접근성·브랜드 평판까지 한 잔의 선택에 반영
[KtN 최기형기자]71.0%와 69.2%. 2026년 7월 조사에서 메가MGC커피와 스타벅스의 최근 1개월 이용률을 가른 숫자는 1.8%포인트였다. 오픈서베이가 전국 만 20~59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메가MGC커피가 71.0%로 스타벅스 69.2%를 처음 앞섰다. 2025년에는 스타벅스가 81.7%, 메가MGC커피가 66.0%였다. 1년 사이 메가MGC커피는 5.0%포인트 올랐고 스타벅스는 12.5%포인트 떨어졌다. 컴포즈커피도 45.9%에서 52.9%로 7.0%포인트 상승했다.
숫자를 곧바로 시장점유율 순위로 바꾸기는 어렵다. 조사는 7월 25~27일 모바일 방식으로 진행됐고, 전체 조사 대상은 2000명이다. 프랜차이즈 카페 이용률은 최근 1개월 내 이용 경험을 묻는 소비자 응답이다. 실제 카드 결제액이나 브랜드 전체 매출, 매장당 매출을 합산한 시장점유율과는 지표의 성격이 다르다. 소비자가 얼마나 넓게 해당 브랜드를 이용했는지를 읽는 자료에 가깝다.
그래도 1년 사이 벌어진 변화 폭까지 가볍게 넘기기는 어렵다. 스타벅스의 12.5%포인트 하락과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의 동반 상승은 이용자의 선택지가 실제로 분산되고 있다는 신호다. 더구나 대형·고가 카페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도 아니다. 투썸플레이스의 최근 1개월 이용률은 44.4%에서 48.6%로 4.2%포인트 상승했다. ‘비싼 커피가 지고 싼 커피가 이겼다’는 설명만으로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의 엇갈린 수치를 설명하기 어렵다.
메가MGC커피의 성장에서는 가격과 점포망이 동시에 움직였다. 저가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가격대는 2000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고, 대형·고가 프랜차이즈는 약 4500원 수준으로 분류된다. 메가MGC커피는 2025년 11월 4000호점을 넘어섰다. 2015년 첫 매장을 연 뒤 10년 만이다. 2025년 3월 3500호점에서 같은 해 11월 4000호점까지 다시 500개를 늘렸다.
4000개 점포는 가격 못지않은 경쟁력이다. 출근길과 주거지, 학원가, 골목 상권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찾아 움직이지 않아도 매장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한 잔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매장이 가까우면 반복 구매 비용은 더 낮아진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에는 음료값뿐 아니라 이동 거리와 대기 시간도 들어간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제시한 ‘프라이스 디코딩(Price Decoding)’도 단순한 최저가 소비와는 거리가 있다. 소비자가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품 자체의 가치와 브랜드에 붙은 값을 나눠 본 뒤 지불할 가격을 판단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브랜드, 공간, 접근성, 용량, 앱 혜택에 붙은 비용을 소비자가 다시 계산하는 흐름이다.
메가MGC커피의 2000원 안팎 아메리카노를 ‘영세한 저가 카페’ 이미지로만 읽기도 어렵다. 운영사 MGC글로벌의 2025년 매출은 6469억원으로 전년보다 30.4% 늘었고 영업이익은 1113억원이었다. 최대주주는 투자사 우윤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나는 노란색 간판 뒤에는 4000개가 넘는 점포망과 연 매출 6000억원을 넘긴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저가 커피 시장이 커질수록 ‘소상공인 대 대기업’이라는 기존 구분도 흐려진다. 브랜드 본부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고, 거리의 상당수 매장은 개인사업자인 가맹점주가 운영한다. 본사의 규모가 커지는 동안 임차료·인건비·배달 수수료와 실제 점포 손익은 가맹점주의 몫으로 남을 수 있다. 2000원 커피의 경쟁력을 본사 매출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스타벅스는 반대편 사업 구조에 서 있다. 국내 운영사 SCK컴퍼니의 지분 67.5%를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계열이 갖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은 개인 가맹점 없이 본사가 직접 운영한다. 메가MGC커피와 스타벅스는 커피 가격뿐 아니라 점포를 늘리는 방식과 영업 위험을 부담하는 주체부터 다르다.
스타벅스의 2026년 하락을 가격과 출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수도 올해 5월 등장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5월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텀블러 행사에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5·18 당시 계엄군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는 ‘일베’를 거론하는 비판과 불매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과거 ‘멸공’ 논란도 다시 소환됐다.
신세계그룹 자체 조사에서는 5·18을 의도적으로 폄훼하려 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와 별개로 마케팅 승인 과정과 사회·역사적 리스크 관리의 부실은 그룹이 직접 인정했다. 정용진 회장은 사과했고 관련 경영진 인사와 재발방지 조치도 뒤따랐다. ‘일베 문화가 회사 내부에 존재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왜 5·18 당일 해당 문구가 기업의 내부 절차를 통과해 소비자에게 공개될 수 있었는지는 브랜드 관리 차원의 별도 쟁점으로 남았다.
소비지표도 논란과 같은 시기에 움직였다. 5월 11~17일 스타벅스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321억6000만원이었으나 논란이 불거진 18~24일에는 236억9000만원으로 2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메가MGC커피 추정 결제액 감소율은 6.0%였다. 6월 스타벅스 추정 카드 결제액은 1003억9000만원으로 5월보다 208억원 줄었고, 앱 월간 이용자는 약 113만명 감소했다.
카드·앱 감소를 ‘탱크데이 때문에 발생한 손실’로 확정할 수는 없다. 계절 요인, 행사 일정, 소비 경기, 경쟁 브랜드 프로모션이 함께 작동할 수 있고, 카드 추정 결제액도 SCK컴퍼니가 공시하는 실제 매출과 동일하지 않다. 다만 5월 논란 직후 주간 지표가 크게 떨어졌고 6월 월간 결제액과 앱 이용자까지 동시에 감소했다는 사실은 7월 소비자 조사에서 나타난 스타벅스 이용률 하락을 가격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게 만든다. 증권시장에서도 스타벅스 관련 평판 위험이 이마트 기업가치의 변수로 다뤄졌다. 이마트는 SCK컴퍼니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브랜드 평판은 스타벅스에 특히 무거운 비용이다. 스타벅스는 저가 커피와 달리 음료 자체 외에도 매장 공간, 서비스, 리워드, 브랜드 이미지를 가격에 함께 얹어 판매해왔다. 소비자가 아메리카노의 원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라는 이름에 추가로 지불할 가치’를 다시 계산하기 시작하면 평판 문제는 가격 문제로 전환된다. ‘프라이스 디코딩’이 2000원 커피의 성장만 설명하는 말이 아닌 이유다. 브랜드에 붙은 프리미엄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하는 행동 역시 같은 소비 흐름에 들어간다.
투썸플레이스의 이용률 상승은 이 분석을 한 번 더 걸러낸다. 고가 프랜차이즈 전체의 선호가 일괄적으로 무너졌다면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실제 조사에서는 스타벅스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동안 투썸플레이스가 상승했다. 가격 민감도가 커진 것은 분명한 흐름 가운데 하나지만 브랜드별 상품 구성, 접근성, 프로모션, 디저트 경쟁력, 평판과 소비자 충성도의 차이를 함께 대조해야 전체 판도가 설명된다.
메가MGC커피의 성장 역시 저렴한 가격만으로 설명하기에는 규모가 이미 달라졌다. 4000개가 넘는 점포가 만들어낸 접근성, 높은 본사 수익성, 아이돌과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대중 마케팅, 가맹망 확장이 한꺼번에 작동한다. ‘싼 커피’가 대형 브랜드를 공격하는 구도가 아니라 또 다른 대형 자본과 전국 점포망이 기존 강자와 경쟁하는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MGC글로벌의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저가 커피가 이미 독립된 대형 프랜차이즈 산업으로 성장했음을 뒷받침한다.
거리의 점포에서는 자본 규모와 다른 현실이 겹친다. 이재명 정부 아래 편성된 2026년 소상공인 예산은 5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책자금은 3조3620억원이며 경영부담 완화, 지역상권 활성화, 디지털 역량 강화, 재기지원 등이 포함됐다. 저가 프랜차이즈의 점포 수가 늘수록 대형 브랜드 본부의 성장과 소상공인인 가맹점주의 경영 조건을 따로 살펴야 한다. 소비자에게는 2000원짜리 한 잔이지만 매장에서는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비, 카드·배달 수수료를 감당하고 남기는 2000원이다.
2026년 카페 시장의 순위 변화는 ‘스타벅스 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으로 정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69.2%의 이용률은 여전히 높은 수치이고 스타벅스는 2000개가 넘는 국내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대형 사업자다. 반대로 메가MGC커피의 71.0%도 단순한 불황형 저가 소비로 축소하기 어렵다. 가격과 접근성, 전국 가맹망, 대규모 자본이 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다.
올해 들어 여기에 브랜드 평판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소비자는 한 잔을 주문할 때 원두값만 계산하지 않는다. 2000원과 4000원대의 차이, 매장까지 가는 거리, 브랜드가 제공하는 편의, 기업에 대한 신뢰까지 가격 안에 넣기 시작했다. 한때 브랜드 이름만으로 인정받았던 프리미엄과 ‘싸니까 마신다’고 설명됐던 저가 커피 사이에서 소비자의 계산법이 훨씬 복잡해졌다.
71.0%와 69.2%의 1.8%포인트 차이는 그래서 순위 자체보다 시장의 구조 변화를 읽는 출발점에 가깝다. 하반기에는 스타벅스의 실제 영업실적과 결제·앱 이용 회복 여부,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의 가맹점 확장 속도, 점포당 매출과 폐점 흐름이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한 잔의 가격과 본사·점주에게 남는 돈 사이의 간격도 2026년 카페 산업의 판도를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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