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기억합금·잠금장치·관절 구조까지 반복 설계…3㎜ 부위 13차례 수정, 자동화와 수공 결합한 제이아이티앤코 제조 방식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팔찌의 3㎜ 부위를 바꾸는 작업이 13차례 이어졌다. 제품 개발에는 약 5년이 걸렸다. 제이아이티앤코(JIT&CO) 임효민 대표는 팔찌가 꺾이는 부분을 사람의 관절처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움직임이 집중되는 연결부를 얇게 처리하지 않고 두께를 확보한 뒤 베트남 생산 파트너와 수정 작업을 반복했다. 작은 장신구 안에서 몇 ㎜의 차이가 착용감과 움직임, 내구성을 함께 바꾸는 제조 과정이었다.
임 대표가 제품 개발에서 먼저 언급하는 항목은 장식적인 외형보다 착용감과 끊어짐·꺾임 방지다. 원석을 세팅하고 금속의 형태를 만드는 데서 작업을 끝내지 않고, 팔찌와 목걸이가 실제 몸에서 움직일 때 연결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설계 대상으로 삼는다. 국내 주얼리 제조 경쟁력도 원석 자체보다 가공과 기능을 얼마나 세밀하게 구현하는가에서 찾고 있다.
아이디어를 찾는 곳도 주얼리에 한정하지 않는다. 의류와 가방의 잠금장치, 기계 부품처럼 열리고 닫히거나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구조를 살핀 뒤 작은 장신구에 적용할 방법을 찾는다. 임 대표는 특히 장식 부분의 기능을 중시하면서 다른 산업에서 사용되는 부품 구조를 주얼리에 옮겨오는 개발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잠금장치 하나에는 3~4개월이 들어가기도 했다. 위에서 눌러 여닫는 버튼식 구조는 조작이 간단하지만 장치의 높이가 올라가면 팔찌가 두꺼워질 수 있다. 탄성을 가진 몸체를 안정적으로 잡으려면 측면 구조까지 함께 계산해야 했다. 임 대표는 높이가 맞지 않거나 체결 방식이 만족스럽지 않은 시제품을 제외하면서 구조를 다시 만들었다.
5년을 들인 팔찌에서는 연결부의 두께가 개발의 중심에 놓였다. 임 대표는 일반적인 테니스 스타일 주얼리의 연결부가 반복적인 움직임 속에서 끊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팔의 관절에서 움직임이 많은 부위가 상대적으로 두꺼운 것처럼 제품에서도 힘이 걸리는 부분을 두껍게 설계했다. 베트남 파트너와 함께 수정한 3㎜ 부위는 같은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연결 상태와 움직임을 조절하기 위한 부분이었다.
제품의 기본 구조보다 상용화를 늦춘 것은 마감이었다. 임 대표는 한 형상 제품을 약 2년 만에 개발했지만 장식과 끝부분의 마감을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다시 수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연결부를 잡아당겼다가 놓았을 때 빠지지 않고, 반복해서 움직여도 형태가 유지돼야 했다. 임 대표의 설명에서는 마감을 완성하는 데 3년 이상, 전체 과정에서는 4~5년에 이르는 시간이 언급됐다. 마감이 갖춰진 뒤 본격적인 판매가 가능해졌다.
형상기억합금을 적용한 제품도 장기간의 개발을 거쳤다. 임 대표는 2018년께 관련 기술 개발과 권리 확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고, 이후 여러 크기의 소재를 제작해 팔찌에 적용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원형뿐 아니라 타원 형태를 만들려면 크기별로 다시 소재를 주문하고 구조를 조정해야 했다. 실제 양산 단계에 도달한 시점은 초기 개발보다 상당히 뒤였다.
특허는 완성된 아이디어에 붙이는 마지막 절차보다 개발을 계속하게 만드는 장치에 가까웠다. 임 대표는 보유 권리를 주로 기능성·기술 특허라고 설명했고 디자인은 별도의 등록 영역으로 구분했다. 하나의 제품이 실제 형태로 나오기까지 6개월, 1년, 길게는 2년이 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제품 하나가 완성될 때마다 다음 구조를 개발하면서 기술의 종류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제조량을 늘리는 단계에서는 수공과 자동화를 다시 나눈다. 일정한 선과 기본적인 형태, 반복 가능한 표면 가공은 설비가 담당하고 사람이 직접 끼우고 조정해야 하는 부분은 수공으로 남긴다. 임 대표는 생산 방식을 “수공과 자동화의 합작”이라고 표현했다. 기계가 정밀한 반복 작업을 맡더라도 최종 결합까지 자동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제품이 있다는 설명이다.
수공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과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도 구분된다. 가공시간이 지나치게 긴 제품은 만들 수 있어도 판매가격과 공임을 맞추기 어렵다. 반대로 홈쇼핑이나 대량 유통을 목표로 하는 제품은 처음부터 자동화 가능한 구조로 바꾸거나 생산 파트너와 공정을 분담해야 한다. 임 대표는 일부 제품을 대량 판매용으로 전환할 때 자동화 공정을 별도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임효민 대표의 제품 개발은 완성품 하나를 만든 뒤 끝나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전시회를 마치면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가 다음 제품을 개발하고, 약 1년 동안 만든 제품을 다음 전시에서 선보이는 흐름도 반복해왔다. 제이아이티앤코를 스스로 ‘1차 생산자’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디자인과 제조, 수정, 사후관리까지 생산 단계에서 계속 다루기 때문이다.
3㎜를 13번 수정하고, 잠금장치 하나에 3~4개월을 들이며, 기본 구조보다 마감에 다시 수년을 쓰는 과정은 주얼리 제조에서 기술이 작동하는 위치를 보여준다. 제이아이티앤코의 제조 방식에서는 자동화 설비가 반복 공정을 맡고 사람이 연결과 조립을 보완하며, 제품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구조를 다시 바꾼다. 임효민 대표에게 특허는 개발 결과를 기록하는 권리이고, 실제 판매를 결정하는 것은 손목 위에서 제품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오래 버티는가에 더 가깝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