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무렵 생애 말기에 그린 정원…비어 있는 캔버스와 끊어진 색면 사이에서 자연을 다시 조직한 세잔의 마지막 회화
[KtN 임민정기자]폴 세잔(Paul Cezanne)의 'Le Jardin des Lauves'(약 1906)를 처음 마주하면 풍경보다 먼저 빈 곳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와 정원, 하늘을 이루는 색은 캔버스를 빈틈없이 덮지 않는다. 흰 바탕이 넓게 남아 있고 붓질은 중간에서 멈춘 듯 끊어진다. 짙은 남색과 보라, 초록, 황토색이 서로 맞닿으면서도 완전히 이어지지 않는다.
전통적인 풍경화라면 미완성으로 여길 만한 상태다. 세잔의 작품에서는 바로 그 비어 있는 부분이 회화의 구조를 만든다.
작품 위쪽에는 짙은 청색과 남색, 보라색이 뒤엉킨 나뭇가지와 잎의 덩어리가 놓여 있다. 나무의 윤곽을 세밀하게 그리지 않고 짧고 넓은 붓질을 겹쳐 무게를 만든다. 검푸른 색 사이에는 갈색과 녹색이 섞이고, 아래로 길게 늘어진 몇 개의 붓자국이 가지와 줄기의 방향을 암시한다.
